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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디저트 속속 상륙”…대형마트, 공급 확대 속 식탁 변화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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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생산된 가공식품이 국내 식탁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다. 한때 유럽 제조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페레로로쉐의 일부 초콜릿 제품이 중국 제조로 공급된 데 이어, 국내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빵·과자 등 디저트류의 상당수가 중국산으로 밝혀졌다. 업계는 고물가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환경변화가 식품 유통 구조까지 흔들고 있는 계기로 해석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정보마루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월 1일부터 6월 11일까지 중국에서 제조해 수출된 빵류의 국내 수입 건수는 1976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40건과 비교해 3배 가까운 수준이다. 대형마트에서 중국산 디저트류 도입이 가속화되며, 특히 이마트가 빵류를 포함한 가공식품 252건을 수입해 롯데마트, 홈플러스를 크게 앞섰다. 이마트가 도입한 상품에는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인기인 까먹는 귤빵, 바나나모양빵을 포함해 젤리, 초코스낵, 쌀과자 등 다양한 중국산 디저트가 포함됐다. 롯데마트는 올 한해 37건, 홈플러스도 31건의 중국산 가공식품을 들여온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롯데마트는 쌀과자와 보리과자 등 주로 곡물 스낵류에 집중했고, 홈플러스는 건면·견과류 위주로 수입했다.

국내 유통 경로도 오프라인 대형마트뿐 아니라 편의점, 온라인몰 등으로 다각화되고 있다. 소비자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원산지에 대한 경계와 불안감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중국산 빵을 발견했다"며 원산지 표시를 꼼꼼히 확인한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제품군에도 불구하고 식품 안전성과 품질 문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 중국산 가공식품이 빠르게 늘어나는 배경에는 단순 수입 확대 외에도, 고물가 압력과 글로벌 제조 경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수산물 원재료는 물론 가공식품 수급에까지 저비용 대량생산 체제인 중국 제품이 적극 진출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추세는 유럽·미국 등 해외 식품 유통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글로벌 대형 유통사 역시 중국산 가공식품을 전략적으로 늘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 시대 저가 수입식품의 공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식약처 등 정부는 국내 유통 가공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원산지 표시, 수입 식품 검사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오프라인 유통망의 다양화 속에 실질적 투명성 제고와 소비자 신뢰 확보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중국산 가공식품의 점유율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품질 관리와 정확한 정보 공개가 소비자 선택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는 업계 진단이 나오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현상이 실제 소비 트렌드로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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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중국산가공식품#소비자경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