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6시간 이하, 치매 위험 30%↑”…뇌 대사 장애와 연관 주목
수면 시간이 치매 발병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며, IT·바이오 분야의 치매 예측·예방 기술 및 진단법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영국에서 수행된 장기 추적 임상 연구에서 하루 6시간 이하로 수면을 취하는 성인은 7시간 이상 자는 이들 대비 치매 발생 위험도가 30%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체리듬과 뇌 내 대사물질 제거 기능의 붕괴가 인지저하의 유력한 원인임을 새롭게 부각시켰다. 의료계는 이번 연구와 임상 통계를 ‘치매 조기예방 기술 경쟁’에서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관련 분야 전문가인 이진산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면 부족이 뇌 대사 기능과 노폐물 처리 시스템을 저해해 베타-아밀로이드(알츠하이머 주요 원인 단백질) 등 독성 대사산물의 축적을 초래한다”며, 규칙적이고 깊은 수면 습관을 강조했다. 특히, 뇌가 깨어있는 동안 생산되는 아데노신이 원활히 소화되지 않거나, 수면 중 노폐물 청소 메커니즘 ‘글림파틱 시스템(Glymphatic system)’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할 경우 신경세포 건강에 부정적 신호로 작용한다는 점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현재 퇴행성 치매와 혈관성 치매 구분 기준, 증상·진단법은 의료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도 구현되고 있다. 환자의 기억력 저하, 언어·시공간 기능 소실 등 증상 패턴을 뇌영상·신경심리 빅데이터와 연결해, 정상 노화와 병적 인지장애를 조기에 가려내려는 알고리즘 개발이 활기를 띤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뇌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특징적이다. 이와 달리 혈관성 치매는 뇌경색·뇌출혈 등 순환 장애 후 뇌기능 저하가 동반되는 유형으로, 증상이 비교적 급격히 악화되는 차별점이 있다. 또, 정상압수두증·갑상선 저하증 등 가역적 질환에 의한 치매는 조기 진단 시 효과적 치료가 가능한 분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 기반 맞춤 진단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은 환자별 유전자 정보와 생체신호, 수면·운동 패턴 데이터를 통합하는 정밀의료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국내 IT·바이오 기업 역시 웨어러블 기기·모바일 앱 등 디지털 기술로 수면 및 인지 이상 신호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솔루션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전문가 집단은 “전체 치매의 10% 이상이 정상압수두증·갑상선 저하증 등 비교적 간단한 원인 질환으로 밝혀지고 있다”며, “정밀 진단과 행동 데이터 분석이 병행돼야 효과적 치료와 예방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수면 및 인지장애 조기 예측 기술이 실제 시장과 의료 현장에 안착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