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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제재 이어 MS 서비스도 중단”…인도 나야라 에너지, 서방 압박에 경영 혼선
국제

“EU 제재 이어 MS 서비스도 중단”…인도 나야라 에너지, 서방 압박에 경영 혼선

정유나 기자
입력

현지시각 29일, 인도(India) 델리 고등법원에서는 러시아 국영기업 로스네프트(Rosneft)가 대주주로 참여한 민간 정유기업 ‘나야라 에너지(Nayara Energy)’가 미국(USA)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를 상대로 서비스 강제 중단에 관한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이번 조치는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이 ‘나야라 에너지’에 대한 제재를 가한 직후 발생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인도 정유업계에 큰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나야라 에너지’는 핵심 비즈니스 데이터와 파트너사·고객사와의 거래 운영에 필수적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비스가 지난 22일부터 일방적으로 중단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해당 데이터 접근권이 비용을 지불해 확보한 공식 라이선스에 근거한 것임에도, MS가 EU의 대러 제재를 근거로 서비스를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나야라 측은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자사 활동은 인도 법과 규정에 따라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소송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나야라 에너지’ EU 제재에 이어 ‘MS’도 서비스 중단…인도 정유업계 혼선
‘나야라 에너지’ EU 제재에 이어 ‘MS’도 서비스 중단…인도 정유업계 혼선

이번 문제의 촉발 배경에는 유럽연합이 최근 ‘나야라 에너지’가 창출한 수익이 러시아에 대한 지원 자금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로 제재 명단에 올린 것이 있다. 실제로 ‘나야라 에너지’는 러시아 국영 로스네프트가 49.1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인도 내 두 번째 규모의 민간 정유회사로, 서부 구자라트주에 위치한 시설에서 하루 40만 배럴 이상을 정유하고 있다. 제재 직후 글로벌 원유 선주와 거래업체 상당수가 나야라와 거래를 중단했고, 내부적으로도 경영진이 교체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인도 정부는 전통적으로 미국, EU 등 서방 국가들과 협력함과 동시에 러시아와 군사·경제적 연결고리를 유지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잇따른 서방의 법적·상업적 제한조치가 인도 내 정유업계 전체와 더불어 자국 금융시장 전반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인도 정유업계계 관계자는 “서방 IT 인프라와 금융서비스까지 차단될 경우 실물경제에도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이번 사태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폭풍이 인도 대형 에너지기업에까지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과 EU의 글로벌 대러 제재가 비단 에너지 거래뿐 아니라 IT 및 각종 비즈니스 서비스 제공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향후 ‘나야라 에너지’와 직접적 거래 관계에 있는 글로벌 기업의 추가 서비스 중단 여부, 그리고 인도 정부의 공식 대응 여부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갈등이 인도 경제의 핵심 인프라까지 흔드는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며 신중한 정책적 대응 필요성을 지적한다. 국제사회는 이번 인도-서방 간 기업 제재 갈등이 글로벌 에너지와 기술 공급망에 어떤 파장을 남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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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라에너지#마이크로소프트#eu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