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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 샤워실 세균 급증”…전문가, 위생 경각심 촉구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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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과 공용 샤워실에서 맨발로 씻는 습관이 세균 번식의 위험을 높인다는 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실제 현장에서 박테리아의 성장 과정을 측정한 이번 실험은 운동 인구 증가에 따라 실내 위생과 감염병 예방이 새로운 과제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산업 내 파장이 크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험을 “생활 속 감염병 관리의 새로운 분기점”이라고 진단했다.

 

시카고 소재 수석 품질 관리 분석가 닉 아이커는 최근 직접 헬스장 샤워실 바닥에서 박테리아 번식을 실험했다. 면봉으로 바닥을 문질러 표본을 채취한 후, 페트리 접시에 옮겨 인큐베이터에서 배양했다. 수일이 지난 후 관찰 결과, 접시 표면에 두텁게 박테리아가 자라난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과정은 영상으로 공개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1만4000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다수 이용자들에게 공용 위생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켰다.

닉 아이커는 이 실험을 통해 “공용 샤워장에서 반드시 슬리퍼 착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공용 위생 취약 시설에서 각종 세균 번식이 쉬운 구조라는 점을 실제 박테리아 배양으로 입증한 것이다. 실제 전문가들은 습도와 온도가 높은 공간이 병원성 미생물에 최적 환경임을 강조한다.

 

프리므로즈 프리스톤 레스터대 임상미생물학과 교수 역시 “체육관에서 세균이 가장 많은 곳은 온·습도가 높고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공간”이라며 “대표적으로 사우나, 샤워실, 수영장, 스파”를 거론했다. 그는 “운동 후 분비되는 땀에는 비타민, 미네랄, 젖산, 아미노산, 지질 등 세균 증식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다수 포함되고, 표면에 남아있을 시 영양원이 된다”고 진단했다.  

 

현장에서 살모넬라균과 같은 병원성 세균이 실제로 검출된 사례도 보고됐다. 리스톤 박사는 “헬스장 운동 기구에서 살모넬라균이 발견된 적이 있다”며 “감염 시 복통, 설사, 구토, 발열 등 증세 외에도 탈수나 패혈증 등 심각한 건강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사례는 기존에 단순 경고 수준이었던 공용 샤워실 위생 이슈를 실제 데이터와 전문가 분석 근거에 기반해 경각심을 높인 점에서 관심을 끈다. 미국, 영국, 호주 등 선진국 역시 대형 체육시설 내 위생 안전관리 규정 강화를 도입 중이며, 국내 일부 체육시설에서도 자체 위생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와 감염병 전문가들은 “운동 후 개인 위생 관리 습관이 헬스장 내 집단 감염 예방에 필수적”이라며 “슬리퍼 착용 등 단순 조치가 감염병 확산을 막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산업계는 이번 이슈가 각종 실내 체육시설 안전관리와 위생 기준 강화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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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아이커#레스터대#헬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