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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숲의 고요, 바다 노을 속 커피 한 잔”…고창에서 만난 가을의 쉼표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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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을의 끝자락, 편안한 휴식을 찾아 고창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가족 피서지, 드라이브 코스로만 여겨졌지만, 지금은 천천히 머물며 자연과 미식을 모두 누리는 여행자의 일상이 되고 있다.  

 

전북 고창군은 바다와 산, 들녘이 포갠 풍경 속에 숨은 보석처럼 다양한 매력을 품었다. 고창읍 교촌리의 ‘포비스키친’에서는 신선한 지역 식자재로 만든 건강한 파스타가 눈길을 끈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메뉴와 넉넉한 식탁 분위기는 남녀노소 모두를 사로잡는다. SNS에는 ‘포비스키친 방문 인증’과 계절 한정 추천 메뉴를 공유하는 모습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선운산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선운산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숲으로 시선을 돌리면 고수면 은사리의 ‘축령산’이 기다린다. 15만 그루가 한데 자라 만든 편백나무 숲길은 걷는 내내 맑은 피톤치드 향이 따라붙는다. 한 방문객은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순간 숨이 깊어졌다”고 고백했다. 전문가들은 “자연 속 휴식의 본질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에 있다”고 조언한다.  

 

해질 무렵, 해리면 동호리 ‘카페노을’에서 바다 노을을 바라보는 풍경도 특별하다. 창밖으로 드리운 주황빛 물결, 윤슬 위에 투영된 바람 소리. 이곳에서 커피 한 잔을 두고 머물다 보면 “이젠 여행지의 카페도 지역의 명소”라는 반응이 실감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노을 아래 커피 한 잔이면, 하루의 피로가 스르르 녹는다”는 체험담이 줄을 잇는다.  

 

캠핑을 선호한다면 아산면 삼인리 ‘선운산 국민여가캠핑장’이 반긴다. 빼어난 경관부터 온수 샤워·개별 개수대까지 자연과 휴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요즘은 ‘캠핑장 인심’과 ‘청결함’이 여행의 중요 키워드가 된 만큼, 쾌적한 공간이 무엇보다 반갑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연말 들어 ‘생태·로컬 체험’이 가능한 여행지를 찾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잠시 머무는 여행이 내 일상에 영감이 된다”는 말처럼,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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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축령산#포비스키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