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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과 바다에서 머문 하루”…강원도 자연 명소로 떠나는 힐링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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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과 바다에서 머문 하루”…강원도 자연 명소로 떠나는 힐링 여행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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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늘 떠남이었지만, 이번에는 돌아보는 일이었다. 익숙한 도시를 벗어나 강원도의 계곡과 해변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예전엔 특별한 목적지로 꼽히지 않았던 작은 명소들이, 지금은 일상을 벗어난 위로의 풍경이 되고 있다.

 

최근 강원도를 찾은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평창의 육백마지기가 단연 화제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고즈넉한 산세, 맑은 바람이 만들어내는 고지대의 풍경은 도심에서 지친 마음에 진한 여운을 남긴다. 토로한 한 여행자는 “길게 숨을 들이쉬었을 뿐인데, 잊고 있던 나를 새삼 마주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표현했다.

평창 육백마지기(ⓒ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두드림)
평창 육백마지기(ⓒ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두드림)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강원도 내 주요 관광지 방문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여름철엔 흥정계곡과 봉포해수욕장처럼 자연 속에서 머무는 여행지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흥정계곡은 물 맑고 경관이 수려해 캠핑족과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몰리고, 봉포해변 역시 사계절 내내 한산하면서 청정한 바다로 감성적인 휴식처가 되고 있다.

 

강원도 여행을 연구하는 트렌드 분석가는 “코로나 이후 여행의 목적은 거창한 볼거리보다 마음의 공간을 찾는 데 있다”며 “이제는 길게 떠나지 않아도, 내 곁의 소박한 자연에서 충분히 회복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시간이 멈춘 듯한 평창의 초원에 앉아 저녁 노을을 바라봤다”, “아이와 손잡고 민둥산을 걷는 그 순간, 오래된 가족사진 한 장이 완성된 것 같았다”는 사연이 잇따른다. 아무 걱정 없이 계곡물에 발 담그고, 모래밭 위를 걷는 그 평범한 하루가 소중하게 남았다는 반응이 늘어나고 있다.

 

여행의 트렌드는 분명 달라지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한가운데 멈추는 일,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과 조용히 걸으며 삶의 속도를 내려놓는 그 경험이 특별한 의미로 자리 잡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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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평창육백마지기#봉포해수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