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점·22점 폭발적 득점전”…아히·베논, 각국 자존심→세계선수권 1승 설렌 시작
필리핀 케손시티의 체육관이 숨막히는 열기와 박수 소리에 잠겼다. 세계 배구 무대에 선 아히와 베논은 득점포를 연이어 폭발시키며 각국 대표팀을 승리로 견인했다. 이번 무대에서 보여준 이들의 에너지는 팬들의 거센 환호와 만나 더욱 뜨거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2025 국제배구연맹 세계선수권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 V리그에서 활약하는 미힐 아히(삼성화재)와 쉐론 베논 에번스(한국전력)는 나란히 소속 대표팀에서 주축 득점원으로 활약했다. 아히는 네덜란드 대표팀의 아포짓 스파이커로 선발 출장해 20점을 쏟아부었고, 서브 에이스와 블로킹으로 각각 3점씩을 더해 3-1(25-18 25-23 26-28 25-23)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아히의 변함없는 화력은 2024-2025시즌 삼성화재의 전력에도 긍정적 신호로 남았다.

아히는 현재 네덜란드 대표팀 일정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프로배구 여수·농협컵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으나, 5월 V리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삼성화재의 선택을 받아 다시 한 번 한국 무대 도전에 나섰다. 경험과 파워를 동시에 갖춘 그는 국제대회에서 쌓은 실전 감각으로 다가올 시즌 기대치를 한껏 높이고 있다.
같은 날 캐나다 대표팀의 베논 역시 G조 1차전 리비아전을 통해 22점, 서브 에이스·블로킹 각각 3점으로테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 리드를 바꿔내는 원동력이 됐다. 세트 점수 3-1(22-25 25-20 25-12 29-27) 역전승 완성에 결정적 역할을 한 베논은 2020 도쿄 올림픽과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 등에서 익힌 국제무대 경험을 고스란히 녹여냈다.
한국전력은 지난 5월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베논을 선택했다. 1순위 KB손해보험이 비예나와 재계약하며 사실상 베논 행을 선택했고, 2021년부터 일본 V리그 사카이 블레이저스에서 뛰며 동아시아 배구에도 완전히 적응한 베논은 202cm의 신장과 폭발적 점프력으로 새 시즌 돌풍 후보로 꼽힌다.
네덜란드와 캐나다는 각각 조별리그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8강 진출을 향한 청신호를 켰다. 삼성화재와 한국전력은 대표팀에서 좋은 기세를 보이고 돌아올 외국인 선수들 덕분에 새 시즌을 바라보는 팬들의 기대 역시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 무대의 치열함을 밟으며 한층 단단해진 두 선수의 여정이, 다가올 코트 위에서 어떤 새 이야기를 펼쳐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