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액식 울린 박수”…정몽준, K리그 제도 개혁→한국 축구 새 역사
조용한 엄숙함 속에 쏟아진 박수, 행사장엔 새로운 역사의 순간을 함께하는 이들의 숨결이 감돌았다. 정몽준 명예회장이 K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자로 이름을 올리며, 한국 프로축구에 남긴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이어졌다. 눈앞에 스친 1990년대 K리그 도약과 함께, 축구계 인사들과 팬들은 지난 수십 년간 이어온 헌신에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공헌자 부문에 선정됐다. 초대와 제2대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장을 역임했던 정몽준 명예회장은 타이틀 스폰서 제도 도입, 전북현대·전남드래곤즈·수원삼성·대전시티즌 창단 등으로 10개 구단 체제 확립 및 지역연고제 정착을 이끌었다. 제도적 기반을 탄탄히 다진 그의 행보는 K리그의 전환점이 됐다.

헌액식에 참석한 정몽준 명예회장은 2002년 한일월드컵 공동 개최와 4강 신화를 자신이 경험한 역사로 회상하며, 다가올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팬들과 축구계가 함께 힘을 모아 새로운 기쁨을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심사에는 선정위원회 40%, 구단 대표자 20%, 미디어와 팬 투표가 각각 20%씩 반영돼 각계의 의견이 균형 있게 반영됐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공헌자 부문 정몽준 명예회장 외에 선수 부문에는 유상철, 김주성, 김병지, 데얀이, 지도자 부문에는 김호 전 감독이 각각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김호 전 감독은 K리그 통산 208승 154무 181패, 수원 삼성의 2연패와 아시아챔피언십, FA컵 우승 등 빛나는 기록을 남겼다. 김호곤 축구사랑나눔재단 이사장은 정몽준 명예회장이 2002년 월드컵 유치, 지역연고제 도입, 축구회관 설립 등 현대사에 굵직한 자취를 남긴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헌액자들에게는 업적이 담긴 증서와 트로피, 기념품이 수여됐다. 역사의 한 페이지가 더해지는 이 순간, 축구 팬들과 참석자들은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물들이 걸어온 길을 되짚으며 뿌듯함과 여운이 교차하는 표정을 보였다. 명예의 전당 등재는 세월을 넘어 K리그의 정신을 계승하고, 또 다른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작은 약속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