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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진·박미향, 서로의 무대에 서다”…인간극장 부부, 자연과 꿈 사이→여름 끝자락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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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진·박미향, 서로의 무대에 서다”…인간극장 부부, 자연과 꿈 사이→여름 끝자락 울림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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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이 속리산을 어루만지는 상주의 한 집에서 정호진과 박미향 부부는 두 개의 시간 위에 삶을 쌓아간다. 정호진은 흙과 맞닿은 손끝으로 생명을 일구는 농부로, 박미향은 한껏 차려입고 도시의 런웨이 위에 설 때마다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모델로 하루를 살아낸다. 농부의 서늘한 이마와 모델의 우아한 발걸음, 결이 다른 두 사람의 일상은 서로 다르면서도 한 줄기 희망으로 교차한다.

 

한때 외국에서 농업을 전파하던 신학 교수였던 정호진은 아프리카의 메마른 대지, 인도의 들판에서도 생명의 가치를 나눴다. 귀농을 택한 뒤에는 생태 농업을 실천하며 풀 한 포기, 밭고랑 하나까지 소중히 여겼다. 제초제나 기계가 아닌 오롯이 맨손과 인심으로 일구는 밭에서 실습생들에게 직접 생명의 온기를 전하고, 식탁 위 제철 과일과 흙내음 나는 대화로 배움의 시간을 열었다.

“흙을 사랑하는 손, 런웨이에 빛나다”…‘인간극장’ 농부 정호진·모델 박미향 부부→삶의 궤적이 만나는 여름 / KBS
“흙을 사랑하는 손, 런웨이에 빛나다”…‘인간극장’ 농부 정호진·모델 박미향 부부→삶의 궤적이 만나는 여름 / KBS

반면 박미향은 6년 전, 인생의 절반을 넘긴 나이에 스스로를 시험대 위에 올렸다. 당당한 눈빛과 감각적인 스타일을 앞세운 그는 한 손엔 무거운 가방을 들고, 남편의 배웅을 받으며 상주에서 서울로 향하는 고속버스에 몸을 싣는다. 찜질방에서 자투리 잠을 청하고, 대학 강의실과 런웨이 위에서는 연륜과 애틋함이 번진다. 스스로의 변화에 도전장을 내민 순간마다 정호진의 격려가 단단한 뿌리가 됐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위안이 됐다.

 

두 사람이 나란히 서는 농장과 집안은 늘 손길이 분주하다. 매실 수확이 한창인 초여름, 희끗한 머리카락을 나란히 드리운 두 사람은 열매를 하나하나 따서 바구니에 담는다. 장난기 넘치는 아들 한솔의 물음에 잔잔한 미소와 농담이 오간다. 삶의 굴곡 끝에 다시 만난 가족, 먼 타지에서 돌아온 딸과 사위까지 모두가 정원의 풍경 속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부부의 집에는 변함없는 자연의 순환과, 그 위에 쌓이는 가족의 온기가 매일 저녁마다 꽃처럼 피어난다. 오랜 세월이 깃든 나무에 서로의 이름을 새기고, 대문에는 부부의 명패가 함께 걸린다. 모델 박미향은 남편 곁에서 땅을 배우고, 농부 정호진은 런웨이에 선 아내의 눈빛에 새로운 꿈을 본다. 두 사람은 서로의 ‘동반자’로, 자기만의 무대를 응원하며 풀잎이 흔들리는 저녁에도, 계절이 돌고도는 마당에도 따뜻한 시선을 나눈다.

 

서로 다른 세계에서 출발했던 두 사람의 궤적은 지금, 자연과 도시가 만나는 상주의 여름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결을 만든다. 삶의 온기와 꿈의 설렘이 교차하는 부부의 이야기는 시청자에게 조용한 울림을 남긴다. 이들의 특별한 하루하루는 인간극장을 통해 7월 14일부터 매일 오전 7시 50분에 펼쳐질 예정이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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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진#박미향#인간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