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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데드라인’ 투어, 편견마저 삼킨 무대”…로제·지수·리사·제니, 환호 속 여성서사 확장→뜨거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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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데드라인’ 투어, 편견마저 삼킨 무대”…로제·지수·리사·제니, 환호 속 여성서사 확장→뜨거운 기록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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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조명 아래 솟구친 블랙핑크의 첫 무대는 휘몰아치는 함성과 함께 새로운 시작의 서막을 열었다.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의 밤은 로제, 지수, 리사, 제니가 각자의 자리에서 한 뼘 더 자라 돌아온 완전체의 존재감으로 가득 찼다. 넓은 운동장을 가득 메운 7만8천 팬들은 각 멤버가 조금씩 다른 결로 쏟아내는 열정과 힘에 응답하며, 블랙핑크만의 거대한 서사를 함께 써 내려갔다.

 

최근 독립 레이블 설립 또는 소속사 이적과 동시에 내놓은 솔로 앨범들은 블랙핑크가 개인은 물론 팀 전체의 새로운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제니는 무게감 있는 시작과 카리스마로 무대를 압도했고, 지수는 연기 활동에서 길러낸 깊은 감정으로 노래의 결을 섬세하게 보여줬다. 리사는 글로벌 뮤지션들과의 활발한 협업 경험을 자신만의 유연함과 에너지로 무대 위에 펼쳤다. 로제는 세계적인 히트곡 ‘아파트’에 이어 한 치 오차 없는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블랙핑크, 편견 깨고 무대 장악”…‘데드라인’ 투어서 7만8천 팬과 환호→여성서사 확장
“블랙핑크, 편견 깨고 무대 장악”…‘데드라인’ 투어서 7만8천 팬과 환호→여성서사 확장

이날 이어진 각 멤버들의 솔로 무대는 누구의 그림자도 아닌 자신만의 언어로 구축한 색을 드러냈다. 지수는 얼스퀘이크와 유어 러브에서 공기마저 진동하게 만드는 목소리를 뽐냈고, 리사는 뉴 우먼과 록스타에서 흐르는 듯한 자유로움과 강렬함을 동시에 선보였다. 제니는 만트라, 위드 더 IE, 라이크 제니로 현장을 집어삼킨 존재감을 과시했다. 로제는 3AM, 톡식 틸 디 엔드는 물론, 아파트 곡이 폭죽과 함께 절정을 이루며 수만 관객의 떼창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해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서 크리스 마틴과 같은 무대에 올랐던 로제의 모습이 다시 조명되며 공연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다.

 

블랙핑크는 ‘백화점 1층 점령 그룹’이라는 과거의 낡은 편견 대신 연대와 혁신의 이름으로 세계 무대에 우뚝 섰다. 지난 2022년 본 핑크 앨범으로 미국 빌보드 200과 영국 앨범차트 동시 1위에 오른 후, K팝 여성 그룹 최초의 역사적 쾌거도 자신있게 써 내려갔다. 현재까지 9곡을 핫100 차트에 올리며 방탄소년단 바로 다음 가는 기록을 쌓았다. 멤버 각자의 솔로와 완전체 활동은 스스로의 한계를 돌파하며 단단히 실력을 쌓아온 과정이었다.

 

이날 공연에서는 킬 디스 러브, 핑크 베놈, 하우 유 라이크 댓, 불장난, 셧다운, 휘파람, 스테이, 러브식 걸스 등 대표곡들이 한순간의 틈도 없이 이어졌다. 한껏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최초로 공개된 신곡 ‘뛰어’가 터져 나오자, 군중은 음악에 맞춰 몸을 던지듯 뛰며 다시 한 번 환호했다. 웨스턴 사운드와 힙합, EDM이 조화된 ‘뛰어’는 열정과 자유의 교차점에서 블랙핑크 미래의 확실한 신호탄이 됐다. 이 곡은 다음 주 정식 음원 발매를 앞두고 있다.

 

또한 블랙핑크와 YG엔터테인먼트는 UN 산하 국제이주기구와 손잡고 분쟁지역 재생에너지 인증서 구매로 공연의 사용 전력을 상쇄했다. 남수단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전력·재건 지원에 힘쓰며, 지속가능공연의 메시지가 도시에 번졌다. 서울 남산서울타워와 세빛섬, 반포대교 등도 핑크빛으로 물들며 화려한 귀환을 축하했다.

 

투어 이틀간 25곡의 무대가 쉼 없이 이어진 밤, 방탄소년단 제이홉, 르세라핌, 아이브 원영·가을·이서 등 동료 아티스트들도 객석에 함께했다. 이번 ‘데드라인’ 투어 고양 공연은 멤버들의 솔로와 완전체 서사가 교차하며 여성서사의 새로운 기준이 된 한순간이었다. 블랙핑크는 10년차를 맞아 K팝 걸그룹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끝없는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 

 

개성 넘치는 멤버들의 퍼포먼스와 신곡을 앞세운 ‘블랙핑크 월드 투어 인 고양’은 글로벌 음악 팬들을 단숨에 사로잡았고, 이 여운은 다음 음원 발매와 남은 월드투어 일정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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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데드라인#로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