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육아 후 다시 빛난 현장”…어쩔 수가 없다→멜로 갈증 고백에 시선 쏠려
환희와 책임이 교차하는 배우 손예진의 얼굴에는 또 다른 시간의 결이 묻어났다. 영화 ‘어쩔 수가 없다’로 육아를 마친 뒤 현장에 복귀한 손예진은 한층 깊어진 삶의 흔적과 더 단단해진 내면을 고백하며 이목을 모았다. 이미리 역을 맡아 여운을 남긴 손예진은 아이를 키우며 변화한 시야와 더불어 배우로서의 책임, 그리고 일에 대한 새로운 설렘을 털어놨다.
‘어쩔 수가 없다’는 모든 걸 다 이뤘다 믿으며 살아가던 회사원 유만수(이병헌 분)가 예기치 못하게 해고된 뒤 가족과 세상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손예진은 “육아 과정에서 하루를 살아내는 기쁨과 소중함을 처음 체감했다”며 “프로페셔널의 세계 안에서 자신에 대한 책임이 더 크고, 여유도 함께 커졌다”고 말했다. 멜로 장르에 대한 식지 않는 열망을 드러내며, 결혼과 육아 이후 더 밀도 깊은 연기를 펼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지금이라면 ‘연애시대’ 속 이혼녀 캐릭터를 더 진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지나온 시간의 경험을 연기에 고스란히 녹여내는 배우의 진지함을 보여줬다.

‘어쩔 수가 없다’는 개봉을 앞두고 이미 해외 선판매를 통해 순제작비 170억 원을 뛰어넘는 성과를 올리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제50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상영과 더불어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토크에서 박찬욱 감독,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등이 무대를 빛냈다. 국제 관객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데 이어 내년 3월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 장편 부문 한국 대표작으로 선정돼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작품에서 염혜란의 이아라 역이 한층 입체적으로 완성돼 눈길을 끌었다. 손예진은 “배역을 위해 체중 감량에 도전했고, 드레스 스타일로 해외 영화제에서 화제가 됐다”며 웃음을 더했다. 손예진은 또한 “박찬욱 감독이 염혜란이 너무 예뻐서 캐스팅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며 동료에 대한 애정을 언급했다. 손예진 본인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는 “파워 J 스타일로 미리 계획하고 한 달 전부터 짐을 싸는 타입”이라면서, 변치 않는 자기 성향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강렬한 만남과 현실을 아우르는 서사, 고급스러운 미장센까지 더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는 이달 24일 전국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