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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원, 속초에 실향의 서정 불어넣다”…바람 품은 트롯 엔딩→관객 심장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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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원, 속초에 실향의 서정 불어넣다”…바람 품은 트롯 엔딩→관객 심장 울렸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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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끝에 실려온 그리움이 푸르른 잔디를 스치던 저녁, 속초 실향민문화축제의 마지막 무대엔 이찬원의 노래가 한낮의 열기를 식히고, 마음 어귀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듯했다. 잔잔하게 번진 트로트 한 자락은 고향을 떠나온 시간의 상처를 조심스레 어루만졌고, 관객들은 때 아닌 여름밤의 서정에 빠져들었다.

 

이날 실향민문화축제의 엔딩을 장식한 이찬원은 환호와 박수 속에 등장해 잔디광장 전체를 빛내며, 한 곡 한 곡 담백한 목소리로 진심을 전했다. 편의점 협업 무대를 시작으로 무반주 트로트 앙코르까지, 그는 공연의 흐름을 유연하게 이어가며 관객 모두를 자신의 이야기로 이끌었다. 무대 위를 벗어나 조명이 닿지 않는 구석구석까지 직접 다가가, 관객들과 손을 맞잡고 시선을 맞추는 장면에선 깊은 정서가 뚜렷이 흘러넘쳤다.

“이찬원이 다녀간 자리엔 따뜻한 바람만 남았다”…실향민축제 엔딩→감동의 트롯 서사 / 이찬원팬클럽
“이찬원이 다녀간 자리엔 따뜻한 바람만 남았다”…실향민축제 엔딩→감동의 트롯 서사 / 이찬원팬클럽

‘시절인연’을 부르던 순간, 이찬원의 얼굴과 목소리에는 노래 그 자체의 감정이 깊게 배어 있었다. 그의 따스한 음색이 행사장 곳곳에 스며들었고, 그 온기는 지역민은 물론, 먼발치에서 찾아온 이들에게도 큰 위로가 됐다. 관객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지나온 고향의 기억과 흘러간 인연을 마음속에서 다시금 되새겼다. 

 

트로트라는 음악의 힘을, 이찬원은 가장 순수한 방식으로 선보였다. 악기 없이 울려 퍼지는 그의 무반주 트롯은 행사 관계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겼고, '다음에도 꼭 다시'라는 바람을 이끌어내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촉촉하게 바닷바람이 감싸 안은 여름밤, 그의 무대는 축제의 대미와 함께 오랜 시간 관객들 가슴 속을 지켜주는 풍경이 됐다.

 

뜨겁고도 잔잔하게 이어진 박수, 손끝에 감도는 여운, 그리고 이찬원이 건넨 작은 악수에는 고향에 대한 진심 어린 안부가 담겨 있었다. 실향민들의 이야기를 품은 이 무대는 트로트의 본질과 나지막한 위로의 순간으로 오래 기억될 전망이다.

 

개성 넘치는 구성과 깊은 서사가 어우러진 실향민문화축제 이찬원 무대는 그를 기다린 관객들의 가슴에 따뜻한 위로가 돼, 긴 여운을 남겼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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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원#실향민문화축제#트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