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분위기 감안해 방영 연기 요청”…이재명 대통령 부부, 예능 출연 방송사에 입장 전달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대통령실과 방송사가 맞붙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출연한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추석 특집편 방영을 두고 방송 연기 요청이 공식적으로 제기됐다. 최근 행정안전부 소속 공무원이 국가전산망 장애 사고로 목숨을 잃으면서, 정부는 추모 분위기 조성을 이유로 프로그램 방영 일정에 신중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4일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가공무원의 사망으로 전 부처가 추모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같이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 내외는 오는 5일 ‘추석 특집, K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을 통해 제철 식재료로 요리한 K푸드를 홍보할 계획이었다”면서 방송 의도의 배경도 강조했다.

당초 이 대통령 부부의 예능 출연은 추석을 맞아 K푸드의 세계적 매력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 그러나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사고에 따른 비극적 참사로, 대통령실이 추모 분위기 조성에 방점을 찍으며 예능프로그램의 방영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측이 방송사에 직접 방영 연기를 요청한 배경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여권 관계자는 “유족과 국민 정서에 대한 배려 차원”이라고 해석한 반면, 야권 일부에서는 “정치적 메시지를 지나치게 관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방송 연기 최종 여부는 JTBC가 판단하게 된다. 방송사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요청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 결정 시점과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대통령실과 방송사를 둘러싼 공방은 추석 전후 정치권의 민감한 정서와 맞물리면서 적지 않은 파장을 남겼다. 정부는 향후 공적성 관련 방송 출연 및 일정에 있어 지속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