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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킹건 안정엽, 목소리 조작의 민낯”…끝없는 자책→보이스 피싱 공포 진원지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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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킹건 안정엽, 목소리 조작의 민낯”…끝없는 자책→보이스 피싱 공포 진원지 추적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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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인생이 전화 한 통에 손쉽게 흔들려 버렸다. 보이스 피싱, 그 차가운 세 글자는 어느 여성의 상처 위에 내려앉았고, 결국은 삶의 끝으로 밀어냈다. KBS2 ‘스모킹건’은 형사 안정엽의 눈을 통해 죄책감과 슬픔, 그리고 끝없는 추적의 무게를 고스란히 전했다.

 

차가운 겨울, 서울의 한 골목에서 시작된 침묵은 무려 두 달 전 1억 3천만 원을 잃은 피해자가 남겨 놓은 공백이었다.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난 여성의 죽음 앞에서, 안정엽 경감은 오랜 침묵 끝에 “꼭 범인을 잡겠다”는 약속을 스스로 내뱉었다. 하지만 약속이 깊어질수록 자책의 그림자도 길어졌다. 그는 이제 다시 지능범죄수사팀 문을 두드리고, 미제로 남은 사건의 흔적을 단서 삼아 수사에 재투입됐다.

“목소리로 생명을 앗다”…‘스모킹건’ 안정엽, 보이스 피싱 실체추적→끝없는 추격의 진실
“목소리로 생명을 앗다”…‘스모킹건’ 안정엽, 보이스 피싱 실체추적→끝없는 추격의 진실

조직의 끝을 좇는 과정은 결코 쉬지 않았다. 매번 수사선상에 오른 것은 조직의 말단 인출책뿐이었고, 진짜 얼굴과 목소리는 언제나 해외라는 벽 너머에서 희미하게 사라졌다. 그러나 2년이 흐른 뒤, 한 통의 제보가 방아쇠가 되었고, 미궁에 빠진 사건의 퍼즐이 조금씩 맞춰지기 시작했다. ‘김미영 팀장 대출 안내 문자’로 대변되는 조직의 본진에서 결국 실마리가 잡혔다.

 

형사 안정엽은 조직 안으로 더욱 깊이 파고들었으며, 어느 날 모든 범죄의 설계자가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마주했다. 이른바 ‘회장’이라 불린 실체의 등장은 카메라 밖 모든 이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출연자 이지혜는 “전체 조직을 설계하고 지휘하던 인물의 등장은 상상 밖이었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목소리 하나가, 그저 안내 멘트 한 마디가 누군가의 삶을 산산이 부숴놓을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또렷하게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프로그램에서 만난 피해자 가족의 상처는 시간이 흘러도 옅어지지 않았다. 안현모는 “진짜 범죄 설계자, 총책이 법의 심판대에 서야만 고통이 끝날 수 있다”고 전하며 연민과 분노의 목소리를 더했다. 이범주 전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 수사지도관 또한, 조직적 범죄 구조 뒤에 감춰진 어두운 실상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스모킹건’은 단순히 범인을 쫓는 기록을 넘어, 보이스 피싱이라는 범죄의 민낯, 마침내 밝혀지는 진짜 범인의 얼굴, 그리고 피해자와 남겨진 가족들의 상처와 이를 기억하려는 경찰의 집념을 그려냈다. 누군가는 트라우마를 가슴 깊이 새겼고, 또 누군가는 다시 범죄의 흔적을 좇으며 오늘을 산다.

 

KBS2 ‘스모킹건’은 9월 16일 화요일 밤 9시 45분,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목소리와 끝나지 않은 질문을 안고 시청자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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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엽#스모킹건#보이스피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