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랑, 기억의 파편을 걷다”…전시장 깊은 응시→내면의 해방감
차분히 흐르는 오후의 공기 속, 모델 남사랑이 호암미술관의 전시장 한가운데서 조용한 몰입의 순간을 맞이했다. 투명한 빛 한 점과 예술 작품의 기운이 교차하는 공간 속에서, 남사랑은 자신의 내면에 내려앉은 기억의 파편을 조용히 마주했다. 날카로운 듯 섬세한 눈빛, 단정히 정돈된 검은 수트, 그리고 어깨 위로 흐르는 레이어드 헤어스타일은 전시 공간 전체를 감도는 진지한 분위기와 맞닿았다.
남사랑이 직접 촬영해 공개한 이 사진은 루이스 부르주아의 대규모 회고전에서, 작품과 자신만의 시선을 조율하며 기록한 풍경이다. 무채색 수트 차림에 뒷짐을 진 채, 그림 앞에서 차분하게 한 발 내딛은 남사랑의 모습에는 공간과 자신, 그리고 기억 사이의 연결에 대한 진지한 사유가 우려져 있었다. 텍스트와 드로잉, 어둠과 밝음이 동시에 존재하는 전시의 조명 아래 진중한 표정이 특별한 감수성을 더했다.

이날 남사랑은 “기억과 트라우마가 예술이 되는 압도적인 경험”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특히 《아버지의 파괴》, 《붉은 방》 등 어린 시절의 공포와 분노가 해체되고 재구성되는 작품에서 깊은 울림을 느꼈다고 밝혀, 전시를 통한 해방과 치유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빨간 방에서의 짧은 숨, 작가의 일기와 직접 마주한 텍스트들은 그에게 “상처와 두려움은 결국 순간이지만, 그것이 예술로 남는 시간은 영원히 살아남는다”는 확신을 안겼다고도 덧붙였다.
이 게시물에는 수많은 팬들이 남사랑이 전한 고요한 몰입과 예술의 파동에 뜨거운 공감을 보였다. “작품과 보내는 그 시간이 부럽다”, “기억의 흔적이 그대로 느껴진다” 등 감상은 남사랑이 남긴 내밀한 여운과 진지한 시선이 얼마나 깊은 영향을 남겼는지 보여줬다.
평소 밝고 자유로운 이미지로 친근함을 선사했던 남사랑이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더욱 정제되고 서늘한 분위기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는 점 역시 눈길을 끌었다. 누군가는 차가운 전시장 속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남사랑의 모습을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