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중러 연대 재확인”…한미일 3각 협력, 일본 내 정권 교체 변수로 불확실성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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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러 밀착 행보와 한미일 연대의 불확실성이 외교 무대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중국, 러시아의 고위 인사들은 10일 평양에서 열리는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직접 결속을 시연할 예정이고, 반대로 한미일 3국 정상 협의는 일본 내 정권 교체 등 변수를 만난 상황이다. 

 

10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열병식 행사에서 중국 리창 국무원 총리,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과 함께 주요 인사로 주석단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달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북중러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후, 한 달 만에 세 나라의 최고위 인사가 다시 공개 연대에 나서는 양상이다. 외교가는 "북한과 러시아가 이미 밀착했고, 중국도 미국과의 갈등 격화로 북러와 보조를 맞추면서 3국 연대가 더욱 가시화됐다"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한미일 협력은 심각한 시험대에 올랐다. 2023년 8월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주도로 인도태평양 소다자협력 논의가 본격화됐지만, 한미일 정상급 논의가 최근 들어 지체되는 분위기다. 이재명 정부가 한미동맹 및 한미일 협력을 실용외교의 축으로 강조해왔다. 그러나 양국 동맹 내 관세협상, 비자 갈등 등 이견이 작지 않고, 한미일 외교수장 회의만 열린 반면 3국 정상회의는 좀체 성사되지 못했다.

 

이달 말 경주에서 개최될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도 한미일 정상급 만남이 추진되고 있다는 공식 논의가 보이지 않고 있어 무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 4일 치러진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이후 조만간 강경 우파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재가 일본 총리로 취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등 일본 내 상황 변화가 직접 변수로 떠올랐다. 일본 총리 교체가 임박하면서 한미일 3각 협의체의 공동 의제 조율도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본 총리 변화에 따라 한일관계 역시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 시절 온건한 외교 환경이 조성됐다면,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 체제 하에서는 역사 이슈 등 민감한 문제에서 대립이 재점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미일 전체 협력 구도가 요동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정치권과 외교가는 북중러의 노골적인 연대 과시에 대해 한국과 미국, 일본의 대항 체제 약화가 장기화할 경우 인도태평양 전략 구상에 큰 영향을 줘 지역 안정성이 후퇴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급 회동이 이뤄질지, 그리고 새로운 일본 총리 체제 아래 동북아 외교 지형에 변화가 일어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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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한미일연대#일본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