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구명로비 통로 추적”…해병특검, 이종호 전 대표 10일 첫 소환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을 둘러싸고 해병대 순직 특검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10일 참고인으로 처음 조사한다. 대통령실을 비롯해 정치권을 긴장시키는 ‘멋쟁해병’ 대화방 핵심 인물과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이 정국의 또 다른 충돌 지점으로 떠올랐다.
9일 법조계 설명에 따르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종호 전 대표는 10일 오전 10시, 서초동 해병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해병특검이 이 전 대표를 소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 구명로비 사건의 실체와 대화방의 조직적 역할, 김건희 여사와의 연관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이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주범으로 지목된 이정필 씨에게 실형 대신 집행유예 선고를 도와주겠다며 8천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다. 더불어,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시기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사실도 드러났다.
해병특검이 주목하는 것은 이 전 대표가 임 전 사단장의 구명로비 창구로 지목된 ‘멋쟁해병’ 단체대화방의 핵심 참여자라는 점이다. 특검팀은 “이종호 전 대표가 김건희 여사에게 임 전 사단장의 선처를 부탁했다는 의혹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특별검사팀은 지난 7월 이 전 대표의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8월에는 이 전 대표가 한강변 쓰레기통에서 휴대전화를 파손·폐기한 정황을 포착한 바 있다. 이어 해병특검은 해당 통신기록과 단체대화방 내용을 정밀 추적 중이다.
한편, 해병특검팀은 채상병 사망사건 기록을 무단 회수한 의혹을 받는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에 대해서도 10일 오후 1시 30분,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소환 조사한다. 김 전 단장은 2023년 8월 채상병 사건 내용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뒤 별다른 영장 없이 회수했을 뿐 아니라,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 과정에 부당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8월까지 7차례에 걸쳐 김 전 단장 조사를 진행했으며, 같은 달 28일에는 집무실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정치권은 해병특검의 이번 참고인 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신중한 대응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 권력형 개입” 가능성을 제기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검팀 수사의 향배에 따라 대통령실, 국방부 등 주요 실세와 대통령 부인까지 파장이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향후 해병특검은 이종호 전 대표에 대한 조사 결과는 물론, 김건희 여사와 임성근 전 사단장 간 연관성 여부를 중점 점검할 방침이다. 김동혁 전 단장 소환조사 역시 검찰과 군 수사기관의 외압 실태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구명로비와 사건은폐 의혹 양쪽을 놓고 정면 충돌에 돌입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