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 사자 기증으로 밀착 과시”…러시아-북한, 자동차 교량 운영 합의
러시아와 북한이 두만강 자동차 교량 건설 협력 과정에서 상징적 의미를 더하며 양국 밀착을 과시했다. 러시아가 두만강 교량 건설을 기념해 평양동물원에 새끼 사자를 선물하고, 이름까지 ‘두만강’으로 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교적 의미가 크게 부각된다.
주북러시아대사관은 7월 30일 텔레그램을 통해 지난 28일과 29일 진행된 양국 정부 간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에서 양국의 협력 논의 성과를 상세히 설명했다.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은 33년 만에 재개된 평양행 직항편을 이용해 북한을 방문했으며, 그 과정에서 새끼 사자를 평양동물원에 직접 기증했다. 대사관은 “국경 다리 건설을 시작한 것을 기념해 동물원의 새 식구에게 ‘두만강’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기로 했다”며 “두 나라 수도의 동물원들 사이의 접촉을 강화하기 위한 의의 있는 또 하나의 사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두만강 자동차 교량과 관련해 러시아 측 위원장인 코즐로프 장관과 북한 윤정호 대외경제상은 교량 운영 개시 시기에 대해 합의했다고 대사관은 전했다. 그러나 “운영 시작 기한”만 합의했을 뿐, 구체적인 일정과 조건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교량은 지난해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 합의의 일환으로, 올해 4월 착공됐다. 공사는 내년 말쯤 마무리될 전망이다. 현재 두만강에는 기차가 다니는 철교만 존재하며, 자동차가 통행할 수 있는 도로 교량은 없다.
러시아와 북한의 이번 교량 건설과 사자 선물 외교는 최근 국제정세 변화 속에서 양자 간 전략적 연대 강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양국이 상호 교류 확대와 경제 협력 방면에서 속도를 내는 만큼, 주변국들의 경계와 외교적 대응도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러시아와 북한의 교량 건설·운영 합의와 상징적 사자 선물까지 맞물리면서, 향후 동북아 정세 변화와 대외관계 재편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