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마루에서 발견된 조선 고문서”…보령시, 안대진 가문 유산 49점 유형문화유산 지정
보령시에서 출토된 광주안씨 고문서 49점이 충청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지역 전통의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받고 있다. 보령시는 23일, 이들 문서가 16세기 중엽부터 18세기 후반까지 작성된 130여 점 중 온전하게 보존된 것임을 알렸다. 해당 자료는 과거 공군사격장 편입으로 인해 철거되던 재실의 용마루에서 발견된 후 2016년 보령박물관에 기탁됐다.
이번에 지정된 고문서는 조선 중기 인물 안대진과 그 직계 가족 관련 기록이 주를 이룬다. 주요 유물에는 임진왜란 이전의 교지와 호적 관련 문서인 준호구, 각종 증서, 시권, 합격을 증명하는 홍패, 그리고 공신 관련 기록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안대진이 1586년 문과 중시에 급제하며 제출한 시권과 관련 홍패는 국내에서도 희귀 사례로, 역사학계에서도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안대진은 임진왜란 당시 선조를 호종하며 외교문서 작성과 내란 진압 등 문무를 겸한 활동을 벌였다. 이러한 공로로 선무·호성·청난 3개 부문에서 원종훈 1등에 녹훈됐고, 사후에는 이조참판과 가선대부에 증직되기도 했다. 특히, 사후 추증된 호성원종공신 1등 교지에 담긴 ‘진충보국’과 ‘만세보령’ 문구는 지역 명칭의 역사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로 남았다.
보령시는 “이번 지정을 통해 광주안씨 고문서를 포함, 총 57개의 국가 및 시도 지정 유산을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동일 시장은 “지역 고유의 역사를 담은 유산을 보존하고, 시민과 공유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고문서 지정은 향후 보령시 향토문화 자산의 가치 재평가와 지역정체성 고취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