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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초의 사투”…비미시, 극적인 질주→세계선수권 첫 정상 쟁취
스포츠

“0.07초의 사투”…비미시, 극적인 질주→세계선수권 첫 정상 쟁취

서윤아 기자
입력

도쿄 국립경기장을 가르는 마지막 200m, 11위에서 치고 올라온 비미시를 향한 환호는 한층 뜨거웠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며 결승선 직전에서 펼쳐진 숨막히는 대결. 비미시는 0.07초를 앞서며 가슴 벅찬 첫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뉴질랜드 육상 사상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순간, 관중의 탄성 속에 그의 두 팔이 힘차게 하늘을 가르며 마침표를 찍었다.

 

2025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3,000m 장애물 결승이 15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렸다. 조디 비미시는 8분33초88의 기록으로 모로코의 수피아네 엘 바칼리를 0.07초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날 비미시는 경기 중반 2,700m 지점까지 11위에 머물렀으나, 마지막 200m에서 극적인 스퍼트로 대회 3연패를 노리던 바칼리를 밀어내며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했다.

“0.07초 극적 역전”…비미시, 남자 3,000m 장애물 세계선수권 첫 금메달 / 연합뉴스
“0.07초 극적 역전”…비미시, 남자 3,000m 장애물 세계선수권 첫 금메달 / 연합뉴스

결승선 통과 순간, 비미시는 양팔을 높이 치켜들며 포효했고, 바칼리는 머리를 감싸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내 트랙을 도는 축하 퍼레이드와 뉴질랜드 국기를 두른 ‘입수 세리머니’로 환희의 감정을 표현했다. 비미시는 “마지막 200m에서 체력이 남아 있다고 느꼈다. 온 힘을 다해 달려 기회를 잡았다”며, “뉴질랜드 육상이 처음으로 트랙 종목 세계선수권 챔피언이 됐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승리는 극한의 악재를 딛고 일군 값진 결과다. 비미시는 예선 2조에서 한 바퀴를 남기고 넘어지며 얼굴을 밟히는 사고를 겪었으나, 400m를 역주하며 8분27초23으로 조 2위 자격을 따내 결승에 진출했다. 결선에서는 이 같은 불운을 딛고 이변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뉴질랜드는 이전까지 필드 종목에서만 세계선수권 금메달이 있었지만, 비미시의 금메달로 트랙 종목도 세계무대에서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기게 됐다. 반면, 대회 3연패에 도전했던 바칼리는 “뉴질랜드 선수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했고, 비미시는 “바칼리를 제쳤다는 사실에 자긍심이 크다”며 새 도전 의지를 밝혔다.

 

경기장에는 큰 박수와 함께 새로운 시대의 탄생을 지켜본 팬들의 감동이 퍼져나갔다. 기록과 드라마를 동시에 선사한 비미시의 레이스는 곧 다가올 도쿄 무대에서도 또 다른 승부의 물결을 예고하고 있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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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미시#바칼리#세계육상선수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