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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세계속으로, 세네갈 야생의 자유”…16년 만의 흑인 땅 귀환→순수의 아프리카 빛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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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세계속으로, 세네갈 야생의 자유”…16년 만의 흑인 땅 귀환→순수의 아프리카 빛을 묻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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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 내린 세네갈의 항구에서 삶의 기운이 오롯이 스며 나왔다. 대서양 해풍과 다카르 바닷가에 날리는 어부의 노래는 오랜과도 숨결을 긴 시간에 녹이며, ‘걸어서 세계속으로’가 16년 만에 다시 세네갈을 품었다. 다시 찾은 서아프리카의 대지는 고요와 격동, 색채와 침묵 사이를 아련히 오가며, 바오바브 거목처럼 천 년을 견딘 삶의 깊이를 드러냈다.

 

카메라는 다카르가 안고 사는 아픔과 희망에 천천히 초점을 맞췄다. 고레섬 앞바다에는 수백 년간 이어진 흑인 노예의 상흔이 남아 있고, 다채로움이 살아 깃든 핑크빛 호수는 소금의 마법을 말없이 증명했다. 프랑스 식민의 흔적과 예술적 자부심이 얽힌 생루이에서는 역사의 비극을 딛고 재즈와 축제가 반짝거렸다.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의 이야기가 담긴 도시는 밤마다 문화의 열정으로 채워졌다.

세네갈의 자유와 순수…‘걸어서 세계속으로’ 16년 만의 귀환→아프리카 삶의 빛 기록
세네갈의 자유와 순수…‘걸어서 세계속으로’ 16년 만의 귀환→아프리카 삶의 빛 기록

자연의 본질도 놓치지 않았다. 900년을 버틴 바오바브 나무 아래서 세네갈 사람들은 옛 영혼을 떠나보내고, 살아 있는 이들의 시간을 정성스럽게 어루만졌다. 주드 조류 보호구역의 펠리컨과 홍학, 살룸 델타 국립공원의 맹그로브 습지에는 하늘과 땅 사이를 넘나드는 생명이 잠시 안식했다. 모래사구를 달리는 바람과 사막의 낙타는 태초의 시간을 다시 불러냈고, 매순간 자연의 거대한 품에 안기는 인간의 겸손이 또렷이 각인됐다.

 

세네갈의 바다는 매일 새로운 그림을 그렸다. 형형색색 어선 하나하나가 바다 위를 수놓으며, 체부젠 같은 해산물 요리와 자연에 뿌리내린 대가족의 전통은 살아 있는 풍경이 됐다. 사람들은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매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만큼 소중히 여겼던 삶을 화폭처럼 담아냈다.

 

사막, 강, 숲, 얕은 갯벌, 바오바브 나무 아래에서 이어진 가족과 이웃, 모든 이야기는 세네갈의 순수한 자유와 깊은 낭만으로 엮였다. 자연과 인간, 아픔과 꿈이 맞닿은 이 땅의 시간은 감춰두었던 목소리로 오래도록 속삭였다.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이번 세네갈 편을 통해 야생의 자유와 아름다움, 그리고 사람과 자연이 맞닿은 본질을 재발견하며 아프리카의 진면목을 다시금 시청자에게 전할 예정이다. 7월 12일 토요일 오전 9시 40분에 방송을 통해 세네갈의 빛과 삶을 조명한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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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세계속으로#세네갈#바오바브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