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신약 리보세라닙 병용요법 란셋 등재…HLB, 글로벌 1차 치료제 경쟁 부상
간세포암 치료 패러다임을 겨냥한 국내 바이오 기업의 신약 후보가 글로벌 임상 데이터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HLB가 개발 중인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3상 최종 결과가 종양학 최고 권위 학술지에 실리며, 간세포암 1차 표준요법 경쟁 구도가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학술지 등재가 향후 각국 허가 심사와 가이드라인 개정 과정에서 중요한 근거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HLB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개발 중인 리보세라닙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글로벌 임상 3상 CARES-310 최종 분석 결과가 란셋 종양학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2023년 7월 같은 연구의 주요 결과가 란셋에 처음 소개된 데 이어, 이번에는 사후 탐색 분석을 포함한 전체 데이터가 종양학 전문 최고 권위지에 정식 등재되면서 병용요법의 임상적 가치를 한층 공고히 했다는 설명이다.

CARES-310 최종 분석에서 리보세라닙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 mOS은 23.8개월로 확인됐다. 대조군인 소라페닙 투여군의 mOS 15.2개월과 비교해 생존 이점이 뚜렷하게 확대됐다. 2023년 중간 분석에서 보고된 22.1개월 대 14.9개월 결과 대비, 추가 추적 관찰 이후 병용군의 생존 기간이 더 늘어나면서 치료 효과의 지속성이 통계적으로 재확인된 셈이다.
항암제 개발에서 주요 평가 지표 중 하나인 객관적 반응률 ORR도 개선됐다. 최종 분석에서 리보세라닙 캄렐리주맙 병용군의 ORR은 27%로, 기존 발표치 25%를 상회했다. 같은 조건에서 소라페닙 투여군의 ORR은 6%에 그쳐, 병용요법이 21퍼센트포인트 높은 반응률을 기록했다. 이는 종양 크기가 의미 있게 감소한 환자 비율에서 병용요법이 대조약 대비 우월한 성적을 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기 생존 성과를 평가하는 랜드마크 전체 생존 OS 분석에서도 격차가 이어졌다. 리보세라닙 캄렐리주맙 병용군의 12개월, 24개월, 36개월 생존율은 각각 77퍼센트, 49퍼센트, 38퍼센트로 집계됐다. 같은 시점 소라페닙 투여군은 61퍼센트, 33퍼센트, 25퍼센트를 기록해, 모든 관찰 구간에서 병용요법이 일관되게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간세포암처럼 예후가 좋지 않은 암종에서 3년 생존율 격차는 치료 옵션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지표로 평가된다.
종양 반응의 질과 지속성에서도 차별화가 부각됐다. 리보세라닙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반응지속기간 중앙값 mDOR은 17.5개월로 나타났다. 소라페닙 투여군의 9.2개월과 비교해 반응이 유지되는 기간이 거의 두 배 가까이 길었다. 반응까지 도달하는 시간 TTR도 병용군이 1.9개월로, 소라페닙군 3.7개월보다 빠르게 종양 반응이 나타났다. 암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 시작 후 의미 있는 종양 축소가 더 빨리, 그리고 더 오래 유지된다는 의미로 직결되는 대목이다.
이번 논문에는 CARES-310의 사후 탐색 분석 결과가 새롭게 포함됐다. 연구진은 연령, 인종, 혈청 알파태아단백 AFP 수치, 바르셀로나 임상 간암 병기 BCLC, 대혈관 침범 MVI 유무 등 다양한 하위군별 위험비를 추가 분석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환자군에서 위험비가 1 미만으로 나타나, 치료 혜택이 특정 인구 집단이나 질병 단계에 치우치지 않고 폭넓게 나타난다는 점이 부각됐다. 이는 임상 현장에서 실제 환자 구성의 이질성을 고려할 때, 병용요법의 적용 가능성이 넓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CARES-310 최종 결과가 간세포암 1차 치료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글로벌 표준요법 중 하나인 소라페닙 대비 생존기간과 반응률에서 우위를 입증한 데다,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는 학술지에 주요 데이터가 연이어 게재되면서 국제 가이드라인 반영과 각국 규제 당국의 심사 과정에서 신뢰도 높은 근거 자료로 채택될 수 있어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 병용요법을 중심으로 간세포암 1차 치료제가 다변화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HLB의 리보세라닙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다국가 임상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쟁 구도에 합류하고 있다. 특히 NASH성 간질환 증가와 B형 간염 유병률 변동 등으로 간세포암 환자 특성이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하위군 전반에서 일관된 효능을 보인 점은 상용화 후 실제 임상 수용성을 높일 요소로 평가된다.
한용해 HLB그룹 최고기술책임자는 전체 생존기간 연장과 하위군 분석 결과를 언급하며 리보세라닙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결과가 향후 허가 심사, 급여 등재, 글로벌 파트너링 논의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간세포암 1차 치료제 시장에서 새로운 표준요법으로 자리 잡을지, 또 실제 환자 생존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산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