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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마음, 별처럼 다르다”…띠별 운세 읽고 서로를 헤아리는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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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마음, 별처럼 다르다”…띠별 운세 읽고 서로를 헤아리는 일상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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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침마다 띠별 운세를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이 늘었다. 예전엔 농담 섞인 재미로 여겼지만, 지금은 일상에 작은 힘이 되는 오늘의 루틴으로 자리잡았다. ‘오늘의 운세’ 코너는 신문, 포털 사이트, 각종 SNS에서 빠짐없이 찾아볼 수 있다. “72년생 속내가 따로 있는 거짓이 다가선다” “48년생 혼자만의 자랑 초라하고 쓸쓸하다”… 누군가에겐 한 줄 예언, 또 누군가에겐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는 위안이다.

 

실제로 카카오톡 단체방에서는 아침에 운세를 공유하며 “아, 오늘은 조심해야겠네”, “괜히 힘이 난다”는 대화가 오가곤 한다. 주요 포털의 ‘생년월일 운세’ 코너 이용률은 4050세대뿐 아니라 20대에서도 꾸준히 높다. 한 모바일 심리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운세를 본다는 건 결국 오늘의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싶은 심리”라며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작은 징조’에 의미를 찾으려 하는 이들이 많다”고 해석했다.

[띠별 오늘의 운세] 72년생 속내가 따로 있는 거짓이 다가선다
[띠별 오늘의 운세] 72년생 속내가 따로 있는 거짓이 다가선다

전문가들도 이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김윤하 문화심리학자는 “운세는 불안한 현실에서 잠깐의 위로가 돼준다”며 “단순 점괘를 넘어, ‘상황을 가볍게 받아들이자’ ‘내 기분을 먼저 살피자’는 신호가 된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 하루 한 줄 운세가 새로운 감정 커뮤니케이션으로 읽히는 현상도 눈길을 끈다. 직장에서, 가족 단톡방에서 “오늘 나는 소띠라 밝아진 표정에 무지개가 뜬다네”라며 서로를 챙기는 메시지가 늘어나는 풍경.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내 운세에 나온 조언이 오늘 꼭 필요했다”고 털어놓기도 한다. 커뮤니티에서는 “이상하게 맞는 기분”, “괜히 더 긍정적으로 살게 된다”는 댓글도 종종 보인다.

 

물론 운세에 집착하기보다, 오늘의 나는 어떤 상태인지 되짚는 기회쯤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자연스럽다. “띠별 한 마디도 결국 나와, 곁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새로운 언어”라는 반응도 공감을 얻는다. 과학적 근거가 중요하다 말하는 시대지만, 이처럼 주관적이고 소박한 의식에는 삶을 다독이는 기능이 있다.

 

추억 같던 띠별 운세는 더 이상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 모두의 하루에 말을 걸고, 때로 미소를 짓게 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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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별운세#72년생#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