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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열심히 해야죠”…이재용, 한미회담 경제사절단 귀국 속 삼성 반도체·원전 협력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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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열심히 해야죠”…이재용, 한미회담 경제사절단 귀국 속 삼성 반도체·원전 협력 모색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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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현안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반도체와 원전, 조선 부문 한미 협력을 강조하는 한편, 미국의 대중국 장비 규제 등 현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비치면서 재계와 정치권 모두 이목이 쏠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31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1주일간의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귀국 현장에서 "일 열심히 해야죠"라며 중국 내 삼성 공장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관련 질문을 피했다. 또한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와의 협력 구상, 내년 사업 전망 등 구체적 사업 계획 질의에도 같은 답변을 내놨다.

이번 방미 일정에서 삼성그룹은 미국 비거 마린 그룹과 미 해군 지원함 유지·보수·정비 사업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삼성중공업이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워싱턴DC에서 공식적으로 이뤄진 이 협약으로, 향후 미국 해상수송사령부 사업 진출과 미 파트너 조선소 간 공동 건조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페르미 아메리카와 ‘AI 캠퍼스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이 사업에는 텍사스주 아마릴로에 대형 원전 및 소형모듈원자로, 복합화력, 태양광, 배터리 에너지저장 등 첨단 전력 인프라와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건립이 포함됐다.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장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포옹하는 장면이 포착돼 글로벌 AI 및 반도체 협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엔비디아 슈퍼컴퓨터에 최적화된 반도체칩을 SK와 삼성이 제공하는 논의가 있었다"며, AI 기반 산업에서 한미 양국 협력이 진전됐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반도체 공급·투자 확대, 엔비디아와의 고대역폭 메모리 협력 등 사업별 세부 계획은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반도체 100퍼센트 품목관세 방안도 아직 세부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미국 상무부는 정상회담 이후 2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공장에 대한 반도체 장비 공급 ‘검증된 최종 사용자’ 자격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관련 지위 철회가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와 경제계는 삼성의 대미 전략과 규제 대응 방향에 주목하며, 정부와 기업이 미국 측과의 조율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향후 추가 규제 대응 방안과 함께 한미 첨단산업 협력의 구체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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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삼성전자#한미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