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AI6 칩 22조 수주”…삼성전자, 실적 회복에도 주가 하락세
삼성전자가 테슬라로부터 22조 원대 AI6 칩 대형 수주를 따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장과 실적 신호가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7월 29일 오전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42% 내린 69,400원에 거래됐으며, 장 초반 상승 출발 이후 낙폭이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실망 매물 출회와 외국인 매매 소극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테슬라 AI6 칩 위탁 생산 계약 소식에도 불구, 68,800원까지 밀리며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이어졌다.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50.44%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당일 매매는 매도 우위였다. 장중 거래량은 805만 주, 거래대금은 5,635억 원에 이르렀다.

실적 측면에서는 회복세가 뚜렷해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2분기 매출이 10조 4,000억 원을 넘었고, 영업이익도 9조 8,000억 원대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 개선 흐름은 고무적이나, 당기순이익은 같은 분기 14억 1,000만 원 수준으로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는 재무적 체력 회복까지 시간이 더 필요함을 시사한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파운드리 신뢰 회복과 계약의 상징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이 테슬라로부터 AI6 칩 생산을 전담하게 된 것은 TSMC와의 글로벌 기술 경쟁 속 신뢰도 입증”이라며 “파운드리 사업의 대전환점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수주 규모와 장기 계약 기간(8년 5개월)에 주목했다. 계약 금액은 약 22조 7,647억 원, 매출 인식은 2027년부터 연간 약 3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테슬라가 AI6 칩 전 생산 주기를 삼성에 맡긴 점, 향후 로봇택시·휴머노이드 로봇 확산과 연계된 추가 수주 가능성이 증권가 전망의 근거다. 미국 테일러 반도체 팹도 이번 계약으로 초도 가동 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 사업 안정성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단기 주가 흐름과 별개로 삼성의 근본적 변화, 파운드리 사업 반등이 미래 신성장 동력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자율주행 등 차세대 산업에서 삼성전자의 방향 전환 효과가 실적과 주가에 어떻게 반영될지 중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정책 방향은 실적 회복 속도, 파운드리 추가 수주, 글로벌 경기 등 다양한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