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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이란과 휴전 합의”…트럼프 중재로 중동 군사위기 완화→불안 심장부는 여전
국제

“네타냐후, 이란과 휴전 합의”…트럼프 중재로 중동 군사위기 완화→불안 심장부는 여전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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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베이지역 하늘, 끊이지 않던 불길과 포연이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긴장과 불신이 얽힌 첨예한 대치선 위에서 6월의 중동은 뜻밖의 정적을 맞이했다. 거듭된 충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던 이스라엘과 이란, 두 나라의 위태로운 평화 선언은 그 자체로 전 세계의 숨소리를 멎게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설득 아래 휴전안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은 강철 같은 경계와 불신의 시간을 잠시나마 희미하게 만들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군사적 충돌을 멈춘 배경엔, 국제정치의 역학과 위기 관리의 절박함이 교차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6월 24일 자정, 총리실을 통해 “이란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을 제거했다”며 전략적 승리를 선언했다. 이스라엘군은 ‘일어서는 사자’ 작전으로 이란의 핵심 군사 거점과 수뇌부에 치명적 타격을 주었다고 자평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휴전 협정에 합의한 것은, 수개월간 이어온 무력 충돌의 불길을 잠시나마 가라앉히기 위함이었다. 미국이 전면에 나서 중재자 역할에 집중한 이번 국면에서, 이스라엘은 군사적 목표의 달성과 미국의 강력한 동맹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는 평가다.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왼쪽)-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왼쪽)-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란 또한 전면 휴전 사실에 공식적 언급을 자제하고 있으나,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의 신중한 발언은 긴장 속에 조건부 휴전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이 테헤란 시각 오전 4시까지 침공을 멈추면 대응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는, 언제든 주어진 틀 내에서 강경 대응이 재개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란 국영방송이 휴전 발효 소식을 전했음에도, 최고지도부는 냉정하게 함구로 일관했다.

 

이 같은 휴전 전환은 국제사회를 한동안 위협했던 전면전 공포를 누그러뜨리는 계기가 됐다. 세계는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군사 격돌이 제3차 세계대전의 전조로까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해왔다. 하지만 오늘, 탄도로 쏘아올린 불안의 구름이 걷히고, 전장의 먼지 사이 강대국의 압력이 일시적 평화의 오솔길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평화의 땅에 드리운 그림자는 여전히 길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수차례 “휴전협정의 전면 준수가 확인될 때까지 모든 시민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며 경계 태세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이란 역시 재기의 칼날을 품은 채 다음 수순을 가늠하고 있다.

 

트럼프의 중재와 이스라엘의 승리 선언, 그리고 이란의 침묵—극적으로 엇갈린 메시지는 국제사회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향후 중동의 운명과 이스라엘·이란 양측의 행보, 미국을 축으로 하는 강대국 외교의 긴장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의 평화가 얼마나 깊고 단단한 뿌리를 내릴 것인가, 세계는 다시 숨죽인 채 중동의 아침을 바라보고 있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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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이란#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