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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곡물 대체”…미국산 옥수수 1070% 급증, 식품 공급망 지각변동
IT/바이오

“우크라 곡물 대체”…미국산 옥수수 1070% 급증, 식품 공급망 지각변동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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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곡물 공급망 격변이 국내 식품 수입 구조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산 옥수수 등 주요 농산물 수입이 급증하면서 국내 공급망의 의존도가 바뀌고 있다. 2024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수입식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식품·의약품 등은 전년 대비 6.8%(건수), 5.4%(중량) 증가했으며, 미국·중국·호주 3개국이 전체 수입량의 절반 이상(52.6%)을 차지했다. 특히 미국산 옥수수가 전년 4만 1천 톤에서 작년 48만 톤으로 1070.7% 증가하는 등, 글로벌 정세 불확실성이 식품 공급망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는 최근 수입 패턴을 ‘공급망 재편의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식약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수입 식품 총량은 164개국 84만 6천여 건, 1,938만 톤에 달했다. 수입총액은 357억 달러(약 48조 5,270억 원)를 기록했다. 주요 공급국 중 미국산 수입이 289만 6천 톤에서 380만 톤(약 31.2% 증가)으로, 중국은 330만 5천 톤에서 361만 5천 톤, 호주는 268만 톤에서 278만 톤으로 늘었다.

기술적으로, 최근 옥수수 수입구조의 큰 변동은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의 공급 차질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발 전쟁과 이상기후 등 복합 악재로 두 나라에서의 수입은 각각 16%, 71.3% 줄었다. 그 결과 식품산업 공급망에서 미국산 곡물 비중이 급격히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임계점에 도달한 공급망 불확실성이 대체 수입선을 다변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주요 농·임·축·수산물 수입량은 지난해 1,171만 톤으로 6.9% 증가했다. 농·임산물은 10.1% 늘었고 신선 농산물 수입(124만 톤)은 15.9% 증가했다. 식약처는 배추·파·당근 등 국내 공급 부족 및 가격 상승이 신선 농산물 수입 확대의 직접 요인이라 밝혔다. 축산물 부문에서 돼지고기(10.8%↑)는 미국·브라질산이 증가한 반면, 스페인산은 감소했다. 수산물 수입은 냉동명태·고등어 등 일부 품목 수입이 줄었으나, 염장 해파리(183.3%), 건조김(194.1%)은 크게 늘었다.

 

가공식품 수입은 665만 톤(전체의 34.3%)으로 2.2% 늘었고, 김치는 전년 대비 8.7% 많은 31만 2천 톤이 수입됐다. 이중 99.9%가 중국산으로 나타나, 식품원료 국적 다양성 측면의 잠재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기능식품 수입량(2만 3천 톤)은 오름세를 멈추고 4.2% 감소했다.

 

식품 안전관리 현황도 부각된다. 부적합 판정은 68개국 292개 품목 총 1,454건(0.17%)에 이르렀고, 전체의 0.04%(7,352톤)가 반입 차단됐다. 위반 주요국은 중국·베트남·미국·태국·인도였으며, 중금속이나 농약 잔류보다 식품첨가물 기준 위반 증가가 두드러졌다.

 

업계에서는 곡물 등 주요 식원료 공급의 다변화와 통합적 안전관리 필요성이 커졌다고 본다. 미국·유럽 등에서는 곡물 수급 불안정에 대비해 AI 기반 물류분석, 공급망 시뮬레이션 등 디지털 관리 기술 도입이 빨라지고 있다. 국내 역시 식품, 바이오, IT 융합을 통한 트래킹과 위험 예측체계가 도입 단계에 있어 실제 산업 대응력에서 차별화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할 유연한 통계관리·AI 분석 체계 구축이 식품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이번 변화가 향후 공급망 구조 개편의 신호탄으로 작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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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옥수수#식품안전#수입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