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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IST와 표준 손잡는다”…과기정통부, 한미 전략기술 표준화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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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IST와 표준 손잡는다”…과기정통부, 한미 전략기술 표준화 본격화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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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전략기술 분야에서의 글로벌 주도권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와 손잡고 기술표준 개발에 나선다. 과기정통부는 2029년까지 375억원을 투입해 8개 전략기술 표준화 과제를 추진하며, 우리나라 연구기관과 NIST 간의 실질적 공동 연구 및 연구인력 교류도 본격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업계는 이번 협력을 “‘글로벌 표준’ 패권 경쟁 본격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한미 양국의 전략기술 표준화 협력은 최근 급변하는 기술패권 환경에 대한 대응으로 주목받아왔다. 기술표준은 신산업 선점 및 기술경쟁력의 핵심 토대인 만큼, 각국 정부와 주요 기업은 국제표준화 논의를 주도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밝힌 이번 ‘한미 전략기술 선행 표준화 사업’은 지난 정상회담 등에서 논의된 표준 협력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진 첫 사례다.

NIST는 세계적으로 측정과학과 표준 개발 권위를 갖춘 기관으로, 미국을 대표해 ISO 등 국제표준화기구에서 표준 제정을 이끈다. 이번 협력에서 과기정통부는 NIST와 연구 협력에 합의한 국내 연구기관 8곳을 선정, 향후 3년간 1곳당 12억5천만원을 지원한다. 특히 연구자 파견과 공동 워크숍 개최 등으로 연구 현장 협업을 강화해, 국제표준 제안 및 적용 과정에서 한미 공조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표준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우리 기업들이 미래 IT·바이오, 첨단소재, 반도체 등 전략기술 산업의 규격 제정 초기부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예컨대 글로벌 기업들은 표준 채택을 기준으로 생산체계와 공급망을 설계하기 때문에, 표준 제안국이 기술 발전 방향과 산업구조 주도권을 확보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이에 따라 산업 현장과 연구기반이 연계된 국제공조 표준화가 국내 산업계의 수출 확대와 기술 내재화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는 이미 각국의 정부 기관과 산하 연구소가 국제표준 선도를 위해 공동 연구와 정책적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미 간 NIST 협력을 통한 국제공조 표준화 전략은 다른 국가와의 경쟁에서 국익을 지키기 위한 대응 전략으로도 평가된다.

 

다만, 국제표준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의 경우, 기존 특허 분쟁이나 산업 규제와 복잡하게 맞물리는 경향이 있어, 각 단계별 정책 조율 및 지식재산권 관리, 연구윤리 확보 등 후속과제도 상존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하반기 공동 워크숍을 추진하는 한편, 미국 에너지부(DOE) 와 국립과학재단(NSF) 등 추가 연방기관과의 협력 거점 모색에 나설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국가 핵심 전략기술 분야에서 국제표준화는 해당 산업의 게임체인저”라며 “실질적 기술 경쟁력과 공인 인증 역량을 동반 확보할 경우 제조, 수출, 국산화 등 전방위 산업구조 재편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표준화 R&D 협력이 실제 시장 주도권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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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nist#기술표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