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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주도권 경쟁”…엔씨·크래프톤, 독자 AI 파운데이션 기술전 돌입
IT/바이오

“K-AI 주도권 경쟁”…엔씨·크래프톤, 독자 AI 파운데이션 기술전 돌입

서윤아 기자
입력

국내 대표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이 ‘게임’이 아닌 ‘AI’ 주도권을 놓고 정부 주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사업에서 정면 승부에 나섰다. 엔씨는 자회사 NC AI를 앞세워 자체 컨소시엄을 구성, 14년간 축적된 연구력과 170명 규모 엔지니어풀을 내세운다. 크래프톤도 SK텔레콤 컨소시엄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며, 엔비디아와 함께 구축한 게임 특화 인공지능 역량을 대거 투입한다. 양사는 각기 다른 AI 전략으로 프로젝트 협업과 경쟁을 동시에 펼칠 전망이다.

 

이번 AI 개발사업의 관전 포인트는 두 게임사의 ‘사업 확장 전략’과 ‘기술 구현방식’에 있다. NC AI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VARCO’를 기반으로 3D, 사운드, 패션 등 버티컬 산업까지 아우르는 범용 AI 플랫폼 전략을 추진한다. 실제 2023년 자체 개발한 VARCO는 아마존웹서비스(AWS)에 등재되고, 로직코리아 벤치마크에서 동급 모델 중 1위에 올랐다. NC AI는 올해 3월 사진 기반 가상인물 생성 서비스, 7월에는 비전-언어 모델 ‘VARCO VISION 2.0’을 공개하는 등 게임 외 산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반면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의 R&D 협업을 기반으로 ‘게임 특화 AI’에 집중한다. 대표 성과는 게임 안에서 이용자와 상호작용 가능한 온디바이스 소형 언어모델 기반 ‘CPC(Co-Playable Character)’로, 기존 NPC와 달리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장기기억·개인화 특성을 갖췄다. 이 기술은 지난 3월 신작 ‘인조이(inZOI)’에 실험 적용됐으며, 향후 PUBG 등에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자체 LLM 벤치마크 ‘오락(Orak)’ 개발, 2024년 국제AI학회에 20편 이상 논문 게재 등 연구성과로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특히 이번 AI 프로젝트에서 NC AI는 전 과정 총괄(메이저 개발자) 역할, 크래프톤은 데이터 가공·SLM·AI에이전트 공급 축이라는 역할 분담이 명확하다. NC AI는 “모델 개발 경험, 서비스 적용 역량, 오픈소스 공개 의지까지 삼박자를 갖췄다”고 강조했으며,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의 협업, 글로벌 AI R&D와 인재 확보”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주도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게임산업의 디지털AI 노하우와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술력이 결합하는 흐름이 본격화됐다. 해외에서는 오픈AI, 메타, 구글 등이 파운데이션 모델의 서비스와 오픈소스 전략으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일본·중국 역시 자국 언어 특화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국내 기업들의 AI 확장에는 데이터 윤리, 알고리즘 편향성, 인재 확보 등 제도적 장애물도 남아 있다. 정부는 데이터 활용규제 완화, 글로벌 AI 인증 연계 등 지원책을 강화 중이다. 전문가들은 “거대 AI모델 상용화에서 기술력뿐 아니라 실제 생태계 적용 역량, 오픈 기술 생태계 주도 여부가 주목된다”면서 “산업계는 이번 AI 파운데이션 경쟁이 시장 구조 전환 시점을 가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게임사의 AI 기술력이 국내 AI 경쟁 구도의 판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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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크래프톤#ai파운데이션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