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최후 질문의 순간”…‘벌거벗은 세계사’ 인간 본성 흔든 위대한 결단→철학자 울림 남긴다
서늘한 의문이 맴도는 아테네의 법정, 그리고 군중의 시선 너머 소크라테스는 삶의 본질을 되묻는 마지막 순간에 이른다.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오늘 밤, 서양철학을 뒤흔든 거장 소크라테스의 치열한 생애와 죽음이 깊이 있게 그려졌다. 묻고 또 묻는 질문의 연속 속에서, 두려움보다 진실에 다가서려는 철학자의 결연한 태도가 시청자들 마음에 서서히 파문을 일으킨다.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는 소크라테스가 오랜 세월 석가모니, 공자, 예수와 함께 인류의 4대 성인으로 불릴 수밖에 없었던 까닭을 짚었다. 이어 이어질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등 후대의 사상가들에게 남긴 정신적 유산이 어떻게 서양철학의 큰 줄기가 되었는지도 꼼꼼히 살폈다. 특히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본성, 그리고 삶의 의미에 대한 집요한 질문으로 서양의 이성과 논증의 근간을 세운 인물로, 꾸밈없이 진리에 다가가려 했던 고독한 사람임이 방송을 통해 명확히 드러났다.

오늘 방송에서 가장 무게 있게 다뤄진 것은 영웅과 성인으로 추앙받던 소크라테스가 결국 한 통의 고발장으로 죽음에 내몰리는 반전의 순간이다. 아테네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종교적 불경죄와 사회질서 문란죄의 혐의로 법정에 선 그는, 제자들과 시민 앞에서 마지막 결단을 내렸다. 김헌 교수는 당시의 사회 분위기와 철학자의 내면, 소크라테스식 대화법이 만들어내는 고민의 깊이를 집요하게 해설하며 프로그램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날 새로운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여행 메이트는 배우 허정도와 철학 커뮤니케이터 이충녕이다. 두 사람은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이력과 함께, 소크라테스의 명언과 생애 전반에 깃든 이야기들을 실감 나게 들려줬다. 출연진 사이에서는 소크라테스식 질문이 오가며, 철학과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들이 연이어 펼쳐졌다. 때론 유쾌하게, 때론 진지하게 마음을 파고든 이들의 토론은 인문학 예능의 새로운 흡입력을 보여줬다.
‘벌거벗은 세계사’는 인문학적 관점으로 전 세계의 역사, 인물 그리고 현장의 이야기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매회 다양한 사유의 실험을 선보여온 만큼, 10시 10분 방송을 통해 소크라테스의 위대한 질문과 마지막 선택이 어떤 사유와 울림을 전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