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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10년 만에 40% 붕괴”…해킹·영업정지, 이통시장 판도 흔든다
IT/바이오

“SKT 10년 만에 40% 붕괴”…해킹·영업정지, 이통시장 판도 흔든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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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시장 최강자로 군림해온 SK텔레콤의 점유율이 10년 만에 40% 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4월 유심 정보 해킹 사고로 이탈이 가속화된 데다, 5월 신규 영업까지 정지되면서 가입자 감소폭이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르렀다. 업계는 이통시장 지형 변동이 가속화되는 ‘분기점’으로 해석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8일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5월 기준 SK텔레콤의 가입자 수(기타 회선 제외)는 2213만8806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39.2%를 기록했다. 점유율이 40%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5년 2월 이후 10년 만이다. SK텔레콤은 2015년 1월에만 해도 50%대 점유율을 유지했으나, 이후 알뜰폰 확대와 경쟁사 성장으로 지속 하락했다.

기술적으로, 알뜰폰(가상이동통신망 사업자, MVNO) 시장의 부상은 기존 이통3사 독점 구조의 변화를 가져왔다. 2015년 12월 알뜰폰 점유율이 10%를 돌파한 이후, 최근에는 17%대를 넘어섰고 6월에는 가입자 100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SK텔레콤의 대규모 가입자 이탈은 4월 22일 해킹 사고 이후 뚜렷했다. 4월 한 달 동안 KT와 LG유플러스로 18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이동했고, SK텔레콤은 순감 9만4105명을 기록했다. 5월 들어 과기정통부의 신규 영업정지 행정지도가 내려지면서,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35만명을 넘었고 이달 순감자는 33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시장 관점에서 SK텔레콤의 고객 이탈은 경쟁사와 알뜰폰 사업자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주었다. KT(1341만여 명, 23.7%)와 LG유플러스(1097만여 명, 19.4%)는 5월 한 달간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점유율을 높였고, 알뜰폰 가입자도 999만명을 돌파했다. “번호이동 시장이 역대급 활성화된 가운데, 신규 가입·보조금 경쟁이 알뜰폰 수요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 구도는 이통3사에서 3사+알뜰폰 다자 구도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미국·유럽 역시 MVNO 시장이 본사업자 점유율을 일부 잠식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국내 통신 시장의 구조적 변화도 국제 흐름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한편 정부 규제·보안 이슈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정보보호 강화 및 통신사업자 신뢰 회복, MVNO-이통3사 간 상생 정책 등 제도적 논의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가입자 순감은 SK텔레콤뿐 아니라 시장 전체의 경쟁 구조 변화를 촉진시키는 신호탄”이라며 “새로운 생태계로의 전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사태가 실제 시장 지형을 얼마나 재편할지 주목하고 있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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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점유율#알뜰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