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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특검 포위망 좁혀진다”…이종호 수사로 김건희 연루 의혹 정조준
정치

“양대 특검 포위망 좁혀진다”…이종호 수사로 김건희 연루 의혹 정조준

강태호 기자
입력

정치권이 다시 한 번 거센 충돌에 휩싸였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둘러싼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과 임성근·조병노 구명 로비 정황 수사를 두고, 순직해병 특별검사팀과 김건희 특검팀이 공조로 포위망을 좁히고 나섰다. 위법 청탁 논란의 핵심 인물을 매개로 양 특검이 김 여사 의혹을 정조준하며 정국이 격랑에 접어들고 있다.

 

10일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 이종호 전 대표의 자택 등 다수 장소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표의 USB, 메모장, 휴대전화 등 각종 매체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가 본격화된 배경에는 이 전 대표와 김규현 변호사 간 녹취록이 직접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8월 '멋쟁해병' 단체대화방에서 이 전 대표가 “내가 VIP에게 얘기하겠다”며 임 전 사단장의 사퇴를 만류하려 한 사실이 공익 제보를 통해 알려졌다. 이에 따라 순직해병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실제로 김건희 여사를 통해 임 전 사단장 구명 요청을 청탁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이종호 전 대표는 이뿐 아니라, 인천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의 당사자인 조병노 경무관을 위한 구명 로비에도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는다. 녹취록에는 "OOO 서울 치안감. 별 두 개 다는 거 아마 전화 오는데 별 두 개 달아줄 것 같아"라는 이 전 대표의 발언이 담겼으며, 이는 조 경무관 논란과 직결된 것으로 해석됐다. 지난해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김건희 여사가 특수관계인 이종호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아 대통령 영향력에 관여했다”며 고발을 제기한 바 있다.

 

주목되는 점은 이 전 대표가 김건희 특검팀의 핵심 수사 대상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컨트롤타워’ 인물이라는 점이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시세조종에 관여해 대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받았으며, 법원은 이 과정에서 김 여사와 최은순 씨(김 여사 모친)의 계좌가 모두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도 연루돼 있는데, 지난해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프로젝트 기대감에 앞서 단체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 메시지를 남겨 시세조종 혐의가 제기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양대 특검 수사가 이 전 대표를 고리로 김건희 여사로 향하는 교집합이라는 해석이 잇따른다. 순직해병 특검팀이 이날 확보한 증거가 김건희 특검팀과도 공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두 특검이 공조·협공하며 김 여사 포위망을 더욱 좁혀갈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수사팀 내부에서는 조만간 이 전 대표를 소환해 각종 의혹의 실체와 여사 연관성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은 양대 특검 수사의 파장이 어디로 번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당은 “정권 차원의 권력형 청탁 비리 실체가 드러날 사건”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는 반면, 여당은 “정치적 의도에 따른 표적 수사”라며 방어선을 치고 있다. 전문가들과 시민사회의 해묵은 ‘권력-사적친분 유착’ 의혹에 대한 재조명도 이어지고 있다.

 

정국의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현장 증거와 관계자 진술에 따라 김건희 여사의 직접적 연루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두 특검팀의 신속한 조사가 예고된 가운데, 향후 국회와 정치권 전체가 이번 수사를 놓고 또 다시 정면 충돌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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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김건희특검#순직해병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