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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림 속 산책, 알파카와의 만남”…홍천에서 찾은 자연의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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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림 속 산책, 알파카와의 만남”…홍천에서 찾은 자연의 쉼표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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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흐린 날, 조용히 자연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예전엔 맑은 하늘만이 여행지의 조건이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안개 낀 숲길이나 잔잔한 흐림 속 풍경이 오히려 마음을 끈다. 작고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달라진 일상의 감각이 묻어난다.

 

강원도 홍천군 역시 그런 여행자들의 선택지다. 17일, 기온은 약 21.9도, 높지 않은 구름과 가벼운 바람이 홍천에 머문다. SNS엔 “흐린 날씨가 오히려 홍천의 숲길을 더 운치 있게 한다”는 후기가 잇따른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홍천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홍천

자연과 동물이 어우러진 공간, 알파카월드는 대표적인 홍천의 명소로 손꼽힌다. 알파카를 가까이에서 만지거나 사육사와 함께하는 퍼포먼스 경험, 알파카와 나란히 걷는 산책 체험은 어른들에게도 의외의 설렘을 전한다. 아이들은 “솜털 같은 알파카가 너무 귀엽다”고 밝히고, 어른들은 “뜻밖의 평온을 느꼈다”고 감탄한다. 70종의 동물이 자연 친화적으로 관리되는 점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좀 더 조용한 풍경을 원한다면 내면 광원리의 은행나무숲을 찾는 이들이 많다. 계절마다 바뀌는 풍경, 특히 가을이면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든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익숙한 걱정도 잠시 잊히는 듯하다. 평일엔 한적해 사진을 찍기도 좋고, "여기선 아무 생각 없이 걷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여행객들은 공통적으로 느낀다.

 

역사와 명상의 공간이 필요하다면 영귀미면의 수타사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사찰과 계곡, 생태숲이 맞닿아 있는 수타사 일대는 “자연 소리만 들리는 곳에서 마음에 쌓인 먼지를 대청소했다”는 후기도 읽힌다. 오래된 전각과 숲길은, 바쁘게 살아온 일상에 잠깐의 쉼표를 선사한다.

 

여행 칼럼니스트 이현아는 “빈틈 많은 날씨, 흐릿한 풍경 속에서 오히려 삶의 여유를 찾는 것이 요즘 여행의 본질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홍천에 다녀온 한 독자는 “특별한 이벤트 없이도 그저 자연과 동물, 고요한 풍경만으로 충분히 충전된다”고 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맑은 날보다 흐린 날 찾고 싶다”, “알파카와 산책한 하루가 오래 기억에 남았다”, “은행나무숲에서 눈을 감으니 고민이 사라졌다”는 등, 작지만 깊은 공감이 이어진다.

 

홍천의 명소들은 ‘특별함’보다 ‘편안함’을 선택한 여행자들에게 더 큰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여행의 기준이 화려함에서 평온함으로, 시끌벅적함에서 조용한 생태와 만남으로 자연스레 옮겨가는 시대.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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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알파카월드#수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