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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지 이전 확정”…OK저축은행, 안산 떠나 부산→남자배구 새 지형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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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지 이전 확정”…OK저축은행, 안산 떠나 부산→남자배구 새 지형 변화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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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변화와 이별의 시간, OK저축은행 남자배구단은 오랜 터전이던 안산을 품에 묻고 부산으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 12년간 한결같이 지켜온 안산의 코트 위에서 수많은 감동과 기록을 써내려간 시간은 팬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새로운 도시의 설렘과 이별의 아쉬움이 교차하는 가운데, 팀과 도시를 둘러싼 열망이 올여름 뜨겁게 번졌다.

 

한국배구연맹이 24일 이사회에서 연고지 재배치를 만장일치로 승인하며, OK저축은행 배구단은 2013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안산을 떠나 부산광역시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이제 2025-2026시즌부터 부산 강서체육공원 체육관이 공식 홈구장으로 쓰인다. 이 체육관은 4천여 명의 관중을 품을 수 있는 규모로, 생활체육과 아마추어 대회 중심의 공간이었던 곳이 새 출발의 무대가 된다.

“연고지 이전 확정”…OK저축은행, 안산 떠나 부산→남자배구 새 지형 변화 / 연합뉴스
“연고지 이전 확정”…OK저축은행, 안산 떠나 부산→남자배구 새 지형 변화 / 연합뉴스

이번 연고지 이전은 수도권 편중을 벗어나 남부권 시장을 확장했다는 역사적 의미가 크게 다가온다. 이제 부산은 야구, 축구, 농구에 이어 남자배구까지 4대 프로스포츠 구단을 모두 갖춘 네 번째 스포츠 허브 도시로 이름을 올렸다. 그 배경에는 부산지역 엘리트 배구의 탄탄한 기반과 생활체육 인구의 저변 확대가 자리했다. 권철근 OK저축은행 단장은 “부산에는 학생 체육팀만 13개, 등록된 배구인도 약 1천700명에 이른다”며 새로운 연고지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또한, 프로배구의 성장 동력이 새로운 지역 시장에서 비롯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인구 규모, 지역 기업, 관중 유치 여건 등 다방면에서 부산 이전의 현실적 필요성도 강조됐다. 부산시는 연고를 유치하며 도시의 스포츠 경쟁력과 지역민의 자부심을 한층 더 높이게 됐다.

 

반면, 오랜 시간 함께한 안산과의 작별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권철근 단장은 “안산 팬심이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진심을 표했다. 그간의 성원과 격려에 대한 감사, 그리고 새로운 도전 앞에서의 단단한 다짐이 묻어나는 언급이었다.

 

OK저축은행의 부산 시대는 2025-2026시즌 개막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남부권에 첫 문을 여는 남자 프로배구단의 등장은 지역을 넘어 배구 전체의 지형에도 분명한 균열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오랜 기억을 품은 안산 팬들 역시, 구단이 준비하는 여러 소통 방안을 통해 여전히 팀과의 인연을 이어갈 전망이다.

 

순간의 변화는 아물지 못한 이별과 시작을 동시에 남겼다. 스포츠가 건네는 위로는 지난 시간의 가치를 되새기는 데 있다. OK저축은행과 부산, 그리고 오래도록 응원해온 안산 팬들의 땀과 박수를 담아낸 이 기록은 남자배구가 새롭게 맞이할 내일을 조용히 비춘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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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부산#남자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