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생아 장천공 1초 판독”…서울아산병원, 정확도 95% 모델 개발
AI 기반 진단기술이 신생아 중환자 치료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연구진이 신생아 엑스레이 영상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장천공 유무와 병변 위치까지 1초 만에 찾아내는 딥러닝 판독 모델을 선보이면서, 국내외 의료 현장에서 신생아 생존율 향상에 파급력이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이번 기술을 ‘신생아 영상진단 자동화 경쟁의 분기점’으로 본다.
장천공은 신생아에게서 주로 발견되는 치명적 장 질환으로, 진단이 지체될 경우 합병증 또는 사망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기존에는 엑스레이 영상에서 복강 내 공기 등 간접지표를 의료진이 수작업으로 판독해왔으나, 신생아 영상의 뚜렷하지 않은 소견 탓에 정확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신생아중환자실 현실상, 영상의학 전문의의 즉시 판독이 어렵고 오진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기존 AI 판독 모델도 성인 데이터를 중심으로 학습돼 신생아 체형·촬영방식·임상적 특징을 반영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약 23년간(1995~2018년) 축적된 서울아산병원 소아 엑스레이 260만여 건 중, 장천공 사례 294건과 대조영상 252건을 선별해 신생아 특화 AI 딥 멀티태스크(다중과업) 모델로 학습시켰다. 복강 내 공기가 찬 부위까지 영역 기반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했고, 장천공 영상의 다양성을 데이터 증강기법으로 보완했다.
기술 실증을 위해 국내 11개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6만4000여 건의 신생아 영상(장천공 164건, 대조 214건 등)으로 외부검증을 병행했다. 결과적으로 내부 검증 정확도는 94.9%, 외부 검증은 84.1%로 집계돼 전문가 수준에 근접했다. 의료진이 AI 모델을 활용할 경우 진단 정확도가 82.5%에서 86.6%로 향상됐으며, 의료진 간 판독 일치도도 71%에서 86%까지 올랐다.
특히 이번 연구는 ‘신생아 맞춤형’ AI 진단모델로서 기존 성인 위주 AI 의료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 복수 의료기관 데이터 실증으로 임상 적용 현실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외국 의료 AI 기업의 경우, 소아 희귀질환 진단에 특화된 대규모 다기관 검증 사례는 드물다.
신생아 엑스레이 이미지는 개인정보와 치료민감도가 높아 의료기기 인허가, 데이터 보호 측면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신의료기술평가와 식약처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 인증, 데이터 3법 개정 등 정책·규제 환경이 적용될 전망이다.
윤희망 교수 등 연구진은 “전문의 경험 편차가 결정적이던 신생아 장천공에서 AI 자동 분류·위치 표시는 신속진단 표준이 될 수 있다”며, “임상 회진 등 즉시 활용 사례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남국 교수는 “신생아 중환자실처럼 판단 속도가 생명을 좌우하는 환경에서 AI 활용이 중요해질 것”이라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AI 판독 기술이 실제 병원 표준 프로토콜에 안착할지 눈여겨보고 있다. 기술과 데이터, 임상 현실의 접점이 신생아 중환자 치료 혁신의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