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내집·온누리상품권 등 선정”…공공기관 사업명, 올해의 우리말빛 인증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이름을 둘러싸고 한글학회와 국어문화원연합회가 맞붙었다. 우리말을 살린 명칭 선정을 두고 시민 참여와 현장 인증식이 이어지며, 공공명칭의 ‘한글화’ 필요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조사에선 국민 57.3%가 “공공기관 명칭에 외국어가 많다”고 답했다.
2025년 10월 11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글학회(회장 김주원)와 국어문화원연합회(회장 김덕호)는 ‘2025 한글 한마당’을 개최하고 ‘올해의 우리말빛’ 명칭 10건에 인증서를 수여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이 사업은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사업 및 공간의 우리말 명칭을 발굴해 국민 투표와 심사를 거쳐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올해 사업 부문에서 선정된 이름에는 ‘미리내집’(서울특별시), ‘온누리상품권’(중소벤처기업부), ‘우리함께 도담도담’(세종특별자치시), ‘이웃기웃’(인천광역시), ‘착한한끼’(전북특별자치도) 등이 포함됐다. 공간 부문에는 ‘나라장터’(조달청), ‘놀다가게’(경기도), ‘마음이음터’(서울 은평구), ‘무더위쉼터’(행정안전부), ‘한뼘정원’(서울특별시)이 선정돼 우리말의 정취를 더했다.
한글학회와 국어문화원연합회는 시민 참여 공모와 자료 조사를 통해 총 1천28개의 이름을 후보로 올렸으며, 우리말 맛, 의미 전달력, 확장성 등을 기준으로 2단계 심사를 실시했다. 최종 선정 대상은 국민 2천733명이 참여한 온라인 투표를 거쳐 응답 순위가 높은 사업과 공간 명칭 10건으로 압축됐다.
국민 체감 조사 결과도 눈길을 끈다. ‘공공기관 정책·사업·행사 이름에 외국어가 더 많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설문에서 57.3%가 ‘많다’라고 밝혔고, 이는 공공명칭의 한글화 요구가 상당함을 보여준다.
김주원 한글학회 회장은 "국민이 직접 '올해의 우리말빛' 이름을 인증하는 과정은 취임식 대신 국민임명식을 치른 현 정부의 뜻과 통한다"면서, "공공기관이 우리말로 국민과 소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학계는 우리말 명칭의 확산이 향후 정책 주요 과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내년부터 신규 사업과 공간의 이름 선정 시 우리말 사용 확대 방안을 지속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