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고 무대에 오르다”…도심 속 전통, 세대의 벽을 넘다
요즘 한복을 입고 도심 속 축제를 즐기는 이들이 늘었다. 예전엔 명절이나 특별한 행사의 상징이었던 한복이, 이제는 세대를 아우르는 일상문화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오는 10월 11일, 인천광역시청 앞 인천애뜰에서 열리는 ‘2025 한복사랑 인천시민 놀이마당’ 역시 이런 변화의 한복판에 있다. 현장에서는 전통한복의 곱고 단정한 자태뿐 아니라,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감각적인 한복, 천진한 어린이 한복, 그리고 반려동물까지 함께 무대에 오르는 유쾌한 패션쇼가 펼쳐진다. SNS엔 이미 “한복 입은 아이와 가족 사진 인증”, “반려견과 한복 커플룩”을 자랑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전통문화 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명절 외에도 한복을 입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20대와 30대 중심으로 30% 이상 늘었다. 축제 참가나 웨딩촬영, 여행지 방문 등 한복에 담긴 의미가 넓어진 셈이다.
전통연희단 타투와 국악 밴드 악셀이 준비한 무대는 축제의 흥을 끌어올린다. 무형문화재 연구자인 정수현 교수는 “한복을 통한 경험은 단순한 복식 체험이 아니라, 우리 고유 정서와 손끝의 정성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의식”이라고 표현했다. 한편 전통 부채 만들기, 자개 공예, 문양 페이스 페인팅 등 체험 부스도 마련돼 ‘아이와 나만의 한복 물건 만들기’ 후기를 남기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아이에게 어릴 때부터 한복의 예쁨을 알려주고 싶었다”, “현대적인 한복이 더 편하고 예쁘다”, “이런 체험이 매년 있었으면 좋겠다”는 시민들의 고백이 이어진다. 누군가는 가족과 함께, 또 누군가는 친구나 연인, 반려동물과 즐기며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한복을 입고 도심을 걷는 하루는 단지 전통보존을 넘어 지역의 일상과 시민의 자부심을 새롭게 일깨운다. 이 변화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