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장기 보유 고래 매도 본격화”…비트코인 9만달러선 후퇴, ETF 수급 변화에 변동성 확대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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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2025년 11월 19일, 가상자산 전문 매체 비트코이니스트(bitcoinist)는 최근 일주일 동안 비트코인(BTC) 가격이 12% 넘게 하락하며 9만달러 초반대로 밀려났다고 보도했다. 이더리움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도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온체인 수급 변화와 글로벌 매크로 압력이 겹쳐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하락의 중심에는 장기 보유자, 이른바 고래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이동이 자리하고 있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기영주 최고경영자는 장기간 보유한 대형 주소들이 전통금융권의 신규 매수 주체, 특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와 기업 재무팀을 중심으로 보유 물량을 넘기는 방향으로 포지션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초 가격이 정점 부근에 이르렀을 때부터 이른바 OG 고래의 매도 압력이 포착됐다고 지적해 왔으며, 최근에는 기관 자금 유입이 공급 흡수 구조를 바꾸면서 단기 가격 충격을 키우는 양상이 나타난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9만달러 초반까지 밀린 배경…“장기 보유 고래 매도·ETF 유입 구조 변화가 충격 키워”
비트코인 9만달러 초반까지 밀린 배경…“장기 보유 고래 매도·ETF 유입 구조 변화가 충격 키워”

온체인 지표는 이번 조정이 중기적 조정 국면일 수 있다는 해석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기 보유자들은 가격 급락 구간에서 비중을 줄이며 공포 매도 성향을 보였지만, 장기 보유자들의 구조적 포지션 변화는 제한적이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단기 매도 물량에 비해 신규 매수 유입이 충분히 따라붙지 못하면서, 시장의 완충 기능이 약화돼 조정 폭이 확대됐다는 분석이 함께 제기됐다.

 

가격 측면에서 비트코인은 최근 고점인 약 12만6,000달러에서 크게 후퇴했다. 보도에 따르면 약 6주 사이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에서 1조달러 이상이 증발했으며, 전체 시장 가치는 10월 초에 비해 4분의 1 이상 축소됐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약 25% 떨어져 9만1,200달러 수준까지 내려간 바 있으며, 거래량과 주문 호가도 위축되면서 단기 수급 탄력성이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시장 내에서는 이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도 공존한다.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삼슨 모우 JAN3 최고경영자는 장기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축적하는 기관과 기업의 수요를 강조하며, 최근 가격 구간을 일부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인 진입 기회로 평가했다. 그는 약 9만5,000달러 수준을 기준으로 “고점 대비 20%가량 할인된 가격”이라는 관점을 제시했지만, 가격 민감도가 낮은 특정 장기 투자층에 한정된 시각이라는 점에서 시장 전체 흐름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비트코인은 최근 들어 글로벌 매크로 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비트코이니스트는 글로벌 유동성 환경, 달러 강세, 정책 불확실성이 가격 변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10월 초 이후 고조된 지정학적 긴장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하며 매도 압력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미국(USA)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정치적 지원과 현물 ETF 확산이 중장기 호재로 작용해 왔지만, 이번 조정 국면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다만 외신들이 제시하는 하락 배경 설명에는 한계도 존재한다. 고래 보유량 재편과 ETF 유입 구조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실제 매도 주체의 규모와 유형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데이터는 제한적이다. 매크로와 정책 변수 영향 역시 단편적으로 거론되는 수준이어서, 복합적인 조정 요인을 정량적으로 분해하기에는 분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시가총액이 크게 줄고 유동성이 얇아진 상황에서 장기·단기 보유자 간 자금 이동만으로 가격 조정 폭 전체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도 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향후 전망은 글로벌 금융 환경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온체인 활동과 장기 투자자 포지션은 이번 하락이 중기 조정일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전 세계 유동성 축소가 이어질 경우 매수 심리 회복이 지연될 위험도 남아 있다. 가격이 9만달러 초반에서 지지 구간을 확보할 경우 점진적 반등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으나, 거래량 부진으로 인해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공존한다. 시장은 앞으로 현물 ETF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 고래 지갑의 이동 패턴, 각국 정책 환경 변화 등 핵심 변수를 주시하며 비트코인의 중장기 방향성을 다시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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