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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최종안 내라”…트럼프 행정부, 한미 무역협상서 추가 양보 압박
정치

“최선의 최종안 내라”…트럼프 행정부, 한미 무역협상서 추가 양보 압박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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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인상 시한을 앞두고 미국과 한국 정부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최선의, 최종적 협상안’을 요구하며 한국에 추가 양보를 압박하는 가운데, 한미 무역협상은 막판 중대 고비에 들어섰다. 한국의 외교·경제·통상 수장들이 대거 워싱턴DC로 출동하며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이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8월 1일) 만료를 앞두고 “최종 제안을 가져와야 한다”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최근 스코틀랜드 협상에서 “최선의, 최종 협상안을 테이블에 올려달라”며 한국 측에 대미 투자 등 분야에서 추가 결단을 촉구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미 미국 현지에 파견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까지 총 3인의 핵심 협상단을 구성해 미국 측을 설득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31일 미국 재무장관과 회동을 앞두고 김 장관, 여 본부장과 합류해 그간의 경과를 점검하는 등 막바지 전략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현 관세율을 최대한 낮추는 것을 1순위 과제로 삼고 있지만, 미국의 강경한 요구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이 일본, 유럽연합과 각각 15%라는 저율 관세에 합의한 반면, 한국에는 대규모 대미 투자와 시장 개방을 추가로 주문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 정부는 ‘1천억 달러+알파’ 수준의 투자안까지 카드를 꺼냈지만, 미국이 4천억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 중이라는 점이 타협의 최대 난관으로 지적된다.

 

정치권에서는 현행 25% 관세가 적용될 경우 수출주도형 산업과 경제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며 정부의 결단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미국 측은 한국이 제안한 수준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힘들다며 추가 양보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재계 역시 실무 논의에 발 빠르게 뛰어들고 있다.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이 한미 조선 협력 사업 ‘마스가’ 프로젝트와 관련해 현지에 도착했으며,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역시 워싱턴DC 현지에서 반도체·AI 등 분야에 대한 협상 지렛대 역할을 할지 주목되고 있다. 한화는 조선소 투자, 기술이전, 인력 양성 등 실질적 대미 투자 방안을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미국이 일본, EU 등과의 협상을 조기 마무리 하며 한국과의 남은 이슈에 더욱 높은 기대치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상호관세율 15% 확보가 정부의 최소 협상 목표가 될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정책금융기관 활용, 투자 확대 등 추가 카드를 검토하며 협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정치권은 과도한 미국 측 요구에도 불구하고 협상에서 실익을 최대화해야 한다며, 막판 합의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 측은 “왜 한국과의 새로운 협정이 필요한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라”고 재차 주문하고 있다. 정국의 격랑 속에서 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에 최종적으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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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구윤철#러트닉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