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드 바르고 음악에 젖다”…보령머드축제에서 만난 여름의 해방감
진흙 속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여름, 머드에 온몸을 맡기는 사람들이 늘었다. 예전엔 몸이 더러워진다고 망설였지만, 지금은 바다와 흙, 그리고 음악이 뒤섞인 이 낯선 해변의 체험이 ‘내 여름의 방식’이 되고 있다.
보령머드축제의 머드체험존에서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머드와 물을 온전히 즐긴다. 일반존에서는 강철머드챌린지 등 모험적인 활동이 펼쳐지고, 패밀리존에선 부모와 아이들이 손을 맞잡고 머드 속 웃음을 나눈다. 머드셀프마사지, 컬러머드페인팅, 뷰티케어까지, 머드는 즐거움 그 이상의 가능성을 품었다.

밤이 오면 축제장 분위기는 더욱 달라진다. 월드디제이페스티벌, K-POP 슈퍼라이브, 한여름밤의 콘서트, 힙합페스티벌, 슈퍼콘서트까지 이어지는 무대는 하루의 열기를 음악과 빛으로 다시 불러낸다. 머드몹신공연, 라이트쇼, 버스킹 등 해변을 가득 메운 관객과 예술가들의 에너지는 “여름밤은 짧지만, 이 순간은 오래 남는다”는 마음을 전한다.
이런 변화는 지역 곳곳에서도 감지된다. 머드를 활용한 화장품, 캐릭터 상품, 보령 특산품 등 전시·체험 부스가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소비 경험을 선물한다. 청년희망부스, 글로벌축제박람회, 피크닉존에서 보고, 듣고, 쉬며, 축제의 한가운데서 ‘보령의 여름’을 실감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머드축제의 본질을 “자연과 지역, 세대의 경계가 사라지는 경험”이라 설명한다. “머드에 몸을 맡긴다는 건 타인과의 벽을 허무는 경험이에요. 일상에서는 쉽지 않은 해방감이죠”라고 한 참가자가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머드로 얼굴을 칠한 뒤 사진을 남기지 않으면 축제에 간 게 아니죠”, “음악과 해변이 이렇게 잘 어울릴 줄 몰랐다” 등 인증과 공감이 이어진다. 이미 많은 이들에게 ‘보령머드축제’는 여름을 기억하는 방식이 됐다.
축제의 무대는 세계적 규모로도 확장되고 있다. 해양 도시 보령은 올해도 수만 명이 모이는 머드와 음악의 축제로, 지역 정체성과 글로벌 감성을 동시에 품어낸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