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힌 이틀 연속 선두”…정태양, 영암 강풍 뚫고 첫 우승 도전→파운더스컵 격전 예고
바람을 뚫고 나아간 페어웨이에서 갤러리의 시선은 정태양에게로 쏠렸다. 짙은 긴장감이 용서없이 감돈 코스에서, 정태양은 흔들림 없이 클럽을 쥐었다. 이틀 연속 이어진 단독 선두라는 기록은 용기와 인내, 그리고 간절함이 만들어 낸 결실이었다.
5일 전남 영암 골프존카운티 영암45에서 펼쳐진 KPGA 파운더스컵 2라운드에서 정태양은 버디 6개를 추가하며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전날 선보였던 이글 1개와 버디 7개로 이어 받은 9언더파 63타의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다. 중간 합계 14언더파 130타, 단 한 번도 리더보드 정상의 자리를 내줬던 적 없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7년 투어 프로 선발전 1위로 화려하게 데뷔한 정태양은 KPGA 정규 투어 출전 이래 대회 첫 2라운드 연속 선두라는 이정표에 올랐다. 특히 강한 맞바람 기준에서도 낮은 탄도의 드라이버 샷이 코스에 완벽하게 응답했다. 필리핀에서 골프를 배웠다는 성장 배경 역시 링크스 코스에서의 안정된 플레이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정태양의 지난해 최고 기록은 하나금융 인비테이셔널과 군산CC 오픈 공동 3위, 시즌 최고 순위 역시 코오롱 한국오픈 14위였다. 그러나 반전을 이끈 이번 대회에 대해 “우승이 절실하지만,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언젠가는 꼭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며 담담한 각오를 전했다.
1타 차로 바짝 뒤쫓는 선수는 배용준이다. 2라운드에서 보기 없는 버디 7개로 13언더파 131타를 올려 2위에 자리했다. 드라이버, 쇼트게임, 퍼트까지 안정됐음을 직접 강조한 배용준은 “원래 하던 대로만 집중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다른 우승 후보다운 김태훈, 송민혁이 12언더파 132타로 공동 3위에 동반 합류했고, 황도연 역시 4언더파 68타를 추가하며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했다. 황도연은 올해 들어 12개 대회 전 경기에서 컷 통과를 기록해 일관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고군택은 합계 11언더파 133타로 공동 6위 그룹에서 추격 행보를 이어간다. 김백준, 김홍택 역시 나란히 공동 6위로 3라운드에서의 반전을 노린다. 한편, 시즌 다승을 바라보는 옥태훈은 8언더파 136타로 공동 26위에 올라 아쉬움을 남겼고, 박상현은 2라운드 1언더파로 컷 탈락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상위권 선수들 간 1~3타 간격의 촘촘한 싸움이 예고된 3, 4라운드의 변수 속에서, 정태양이 끝내 우승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골프 팬들의 기대가 무겁게 쏠리고 있다.
언제나처럼 그라운드에는 바람도, 수많은 시선도 머무른다. 침묵으로 일관한 채 낮은 시선을 땅에 드리운 선수들의 모습 위로, 변수 가득한 다음 라운드가 시작된다. KPGA 파운더스컵 3라운드는 9월 6일, 영암 골프존카운티 영암45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