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정, 눈 내린 음악적 서사”…‘엑스트라오디너리’ 19년 기다림의 진심→가요계 심장을 울리다
임현정이 깊게 응축된 시간의 무게와 감정을 담아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긴 이별 끝에 내디딘 무대는 당당한 자기 고백과 오랜 내적 갈등의 흔적으로 채워졌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울림은, ‘엑스트라오디너리’라는 이름처럼 고전과 현대를 넘나드는 대중음악의 새로운 역사를 예고했다.
정규 6집 ‘엑스트라오디너리’는 19년 만에 소환된 임현정만의 음악적 세계관을 보여준다. 타이틀곡 ‘나에게로 가는 길은 아름답다’를 포함한 12트랙은, 클래시컬과 팝의 절묘한 접점을 찾아가는 듯 밀도 높은 사운드와 깊은 내면을 담았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웅장함, 기타리스트 신윤철 그리고 '더 버터플라이'의 감성이 어우러진 이번 앨범에는, 지휘자 맷 던클리와 세계적 프로듀서 제프 포스터의 터치가 더해져 한층 더 세련된 깊이를 완성했다. 평론가 임진모 역시 “요즘 가요계에서 드물게 만나는 클래시컬 사운드의 수작”이라 평가했다.

임현정은 “앨범의 밀도, 강도, 온도, 습도를 구현한 회심작”이라 밝히며, 1980·90년대를 풍미한 동아기획 시절부터 2집 ‘가위손’, 그리고 여러 히트곡에 이르기까지 이어진 음악 인생을 이번 앨범에 담담히 쏟아냈다. 고 방준석, 장영규, 신윤철 등 뮤지션들과의 인연은 임현정을 국내 여성 싱어송라이터 계보의 한 축으로 세웠고, 이번 신보는 자기 서사를 온전히 담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공황 장애와 입원의 시간, 영국에서 느꼈던 예술적 환대, 그리고 지금껏 홀로 마주한 음악에 대한 갈증은 임현정의 목소리로 다시 태어났다. “다시는 고칠 수 없다”는 각오로 공개된 앨범은 공개 직후 그녀에게 해방감과 눈물을 안겼다. 타이틀곡 역시 회사 모니터링 결과를 존중하되, 스스로의 확고한 내러티브를 끝에 두는 프로다운 면모가 드러났다.
‘굿 타임’은 여운이 남는 8비트 디스코와 1980년대 팝의 리듬을, ‘나에게로 가는 길은 아름답다’는 섬세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편곡을 특색으로 삼았다. 마지막 트랙에선 멜로망스의 정동환과 임현정이 절제된 감성으로 새벽의 설원을 걷는 듯한 투명함을 표현했다.
임현정은 “싱어송라이터라면 반드시 자기 이야기를 음악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편곡과 믹싱도 모두 예술적 공감 장치를 위한 것”임을 소신 있게 밝혔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은 6집은 시대적 고전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으며, 그녀 특유의 서정과 진정성이 곡마다 깊이 배어 있다.
디지털 음원으로 발매된 임현정의 정규 6집 ‘엑스트라오디너리’는 CD와 LP 실물 앨범이 내년 추가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임현정은 이번 앨범에 담긴 진심과 앞으로의 무대에 대한 다짐을 전하며, 다가올 콘서트 등 새로운 행보를 향한 기대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