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 진단으로 희귀질환 잡는다”…쓰리빌리언·서울대병원, 정밀의료 협력 신호탄
유전체(Genome) 기반 진단 기술이 희귀질환 의료 분야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유전체 분석 기업 쓰리빌리언과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가 22일 체결한 협약은 진단-치료 전주기를 통합한 정밀의료 모델 구축을 목표로 한다. 양측은 유전체 검사와 진단 기술의 임상 적용, 대상 환자 맞춤형 치료제 공동연구, 임상연구 활성화 등을 포괄적으로 추진한다. 업계는 이번 협력을 정밀의료 분야, 특히 ‘희귀질환 치료 경쟁’의 분기점으로 꼽는다.
쓰리빌리언은 AI 기반 유전체 해석 및 유전변이 분석 플랫폼을 2016년부터 고도화해온 국내 대표 기업이다. 인간 전장 유전체(Whole Genome)을 대규모로 해석할 수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난치성 희귀질환 환자의 유전자 돌연변이 탐색과 원인 유추 정확도를 크게 높였다. 이번 협약에서 중심이 되는 유전체 해석 플랫폼은 기존 Sanger(생거) 염기서열 분석보다 수천 배 높은 탐지력과 속도를 지녔다. 여기에 서울대병원의 방대한 임상 데이터와 환자 진료 경험이 결합되면서 조기 진단과 신약 개발의 정밀도가 한층 제고될 전망이다.

특히 AI 기반 분자진단 및 변이 해석 기술은 질병의 원인을 기존 대비 신속·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희귀질환 분야에 실질적 실효성을 제공한다. 유전체 정보가 임상에서 실제 환자 진료로 연결될 경우 맞춤형 치료 전략, 신약 타깃 발굴 등 전방위적 파급 효과도 기대된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 역시 최근 5년간 NIH 및 유럽 의료기관 중심으로 유전체-임상 데이터 융합 연구와 신약 후보 개발 협력을 확장하는 추세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쓰리빌리언은 글로벌 정밀의료 기업들과 비교해 국내 임상 현장 접근성과 데이터 다변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는 이미 분자진단·신약 후보 검증 등 임상 네트워크와 대규모 코호트(환자 집단)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양측의 공동연구가 실질적인 치료 성과로 이어질 경우, 희귀질환 진단-치료 전주기 통합 모델의 글로벌 표준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당장, 희귀질환 정보의 민감성, 유전체 데이터 보호 및 활용에 관한 의료윤리 이슈도 적지 않다. 데이터 제공 동의와 개인 의료정보 비식별화, 유전체 정보 상업화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은 정책과 제도의 선제적 정비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미국 FDA, 유럽 EMA 등도 최근 맞춤형 유전자 검사, 치료제 임상에 대한 규제 체계를 강화 중이다.
채종희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장은 “서울대병원이 보유한 대규모 임상·유전체 인프라와 쓰리빌리언의 혁신 기술 결합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희귀질환 진단 및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도 “임상과 연구개발 시너지를 실질적 혁신으로 연결해, 희귀질환 정밀의료 분야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 협력이 실제 의료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지를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