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억 원대 XRP 대거 이체”…크리스 라센, 대량 매도 논란에 시장 충격
현지시각 7월 17일, 미국(USA)에서 리플(Ripple) 공동창업자 크리스 라센(Chris Larsen)이 대량의 XRP(엑스알피) 토큰을 거래소로 이체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조치로 암호화폐 시장에서 매도 물량이 크게 불어나며, 가격 급락과 내부자 거래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암호화폐 시장 내 정보 비대칭 및 투자자 신뢰 축소라는 구조적 이슈와 맞물려 주목된다.
블록체인 보안 분석가 잭엑스비티(ZachXBT)에 따르면, 라센은 17일부터 총 5천만 XRP(약 1억7천5백만 달러)에 달하는 물량을 네 개의 지갑 주소로 분산 이체했고, 이 중 약 1억4천만 달러 상당이 거래소나 유사 서비스로 보내졌다. 나머지 3천5백만 달러어치는 신규 지갑으로 옮겨졌으나, 정확한 이체 목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크립토폴리탄(Cryptopolitan) 등 외신들은 이번 대규모 이체 직후 XRP 가격이 24시간 만에 9% 이상 빠지고, 3.11달러까지 하락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지난주 XRP가 3.60달러 선까지 치솟은 후, 라센의 대규모 매도가 가격 하락세를 가속화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잭엑스비티는 "라센은 올해 들어서만 여러 차례 XRP를 현금화했다"며, 1월부터 지금까지 거래소로 이체된 XRP 규모가 3억4천4백만 달러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거래 내역에 따르면, 1월 한달 사이에도 5천만 XRP(1억5천5백만 달러 상당)가 코인베이스(Coinbase)로 이동했고, 이달에도 2천6백만 달러어치가 추가 이체됐다. 라센과 연관된 지갑에는 아직도 28억1천만 XRP, 시가 87억 달러 규모의 토큰이 남아 있다. 이는 XRP 전체 시가총액 약 1,830억 달러의 4.6%에 달하는 물량이다.
이번 사건은 시장에 ‘내부자 차익 실현’ 프레임을 다시 소환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XRP가 혁신 동력이라 홍보하더니, 정작 고위 내부자들은 고점마다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수억 명을 설득해온 행위가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정교한 사회공학"이라는 냉소적 반응도 등장했다.
이에 대해 잭엑스비티는 “게임은 게임일 뿐”이라며, 크립토 업계의 도덕적 해이와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뉴욕타임스와 CNBC 등에서도 해당 이슈를 집중 보도하며 ‘분산금융 신뢰성’ 논란과 함께 투자자 보호 장치의 부재를 거론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토큰을 대량 보유한 내부자가 암호화폐 시장 가격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투명한 정보 공개와 구조적 제도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암호화폐 업계는 그간 반복돼 온 내부자 주도 매도와 투자자간 정보 격차라는 근본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대규모 이체 논란이 리플과 XRP의 시장 신뢰도, 나아가 암호통화 시장 전체의 건전성에 어떠한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주요 암호화폐의 내부자 매도와 연관된 논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