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반도 평화, 주변국과 공조해야”…안규백, 아세안 국방장관회의서 역내 협력 강조

최동현 기자
입력

한반도 평화를 둘러싼 국제 협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12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본회의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주변국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강한 경계를 드러냈다.

 

이날 안규백 장관은 “한반도 평화는 남북한은 물론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과 국제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며 다자적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재래식 전력 현대화는 역내 평화와 안정, 그리고 국제 비확산 체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면서,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병행하는 ‘투트랙’ 접근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 ‘END’(교류·관계정상화·비핵화) 구상도 공개하며, 중국 등 주변국이 한국의 대북정책을 지지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세안의 중추를 이루는 믈라카 해협과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은 모두의 공통 이익”이라며 “한국 국방부는 ‘평화와 안정의 파트너’로서 아세안을 비롯한 모두의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는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요국들과의 양자회담도 활발히 이뤄졌다. 안규백 장관은 둥쥔 중국 국방부장과 만나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했다. 동시에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및 해상에서의 중국 군사활동과 관련해 상호 존중과 긴밀한 소통의 필요성을 짚었다. 이날 회담은 2023년 샹그릴라 대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이뤄진 한중 국방수장 교류였다.

 

이와 별도로 안 장관은 최근 취임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대신과 대면해, 북한의 고도화된 위협에 대응하는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거듭 확인했다. 양국은 미래지향적 국방협력 강화를 위해 소통을 지속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 안 장관은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 말레이시아 모하메드 칼레드 국방장관, 태국 나타폰 낙파닛 국방장관과도 각각 만나 국방·방산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그는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도 공식적인 첫 대면을 가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최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축하했고, 내주 한국에서 열릴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재회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이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 구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한미일 3국 국방장관은 공식 회담은 열지 않았으나, 회의장에서 인사를 주고받으며 우호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번 국방장관회의를 통해 우리 정부는 다각도의 외교·안보 채널을 강화하고, 주변국과의 협력 속에서 대북 억지력 및 신뢰 구축 병행전략을 지속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향후 한미안보협의회의 등에서 구체적 한미동맹 강화와 역내 안보구축 방안을 본격 논의할 계획이다.

최동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안규백#아세안국방장관회의#북한핵미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