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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솔로 박씨 편집의 결정적 순간”…방송가, 뒤흔든 죄와 책임→파문 어디까지 번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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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솔로 박씨 편집의 결정적 순간”…방송가, 뒤흔든 죄와 책임→파문 어디까지 번질까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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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삭제된 한 장면 뒤로 묵직한 침묵만 남았다. 어느 때보다 진중하게, ‘나는 솔로’는 출연자 박씨의 그림자 아래 다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첫 만남의 설렘과 일상의 따뜻함이 혼재했던 프로그램에는 변화가 단숨에 찾아들었고, 시청자들은 잦아들지 않는 파도의 여운에 휩싸였다.

 

예상조차 어렵던 파장은 돌연 ‘나는 솔로,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에 밀려들었다. 25기 출연자 박씨의 성폭력 혐의 구속 소식이 전해지면서, OTT 플랫폼 위에서 그의 모습은 신속히 지워졌다. 114회부터 118회까지 방송분은 주요 서비스에서 일제히 내려갔고, 실시간으로 예정됐던 119회도 재편집의 손길을 받아야 했다. 프로그램은 당분간 박씨의 장면을 빠짐없이 제거하고, 기존 업로드된 회차 또한 다시 제공될 계획이다.

“출연자 범죄에 프로그램 흔들”…‘나는솔로’ 박씨 편집→방송계 엄중 대응
“출연자 범죄에 프로그램 흔들”…‘나는솔로’ 박씨 편집→방송계 엄중 대응

서울 마포경찰서의 공식 발표가 모든 사실을 명확하게 정리했다. 박씨가 서울 서교동 한 주차장에서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는 것이다. 출연 이력 또한 다시 조명됐다. 프로축구 선수 출신이자 고등학교 체육교사였던 박씨는, 3월과 4월 25기 방송을 통해 처음 얼굴을 알렸다. 이어 스핀오프 ‘나는 솔로,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에서도 일정 기간 방송의 일원으로 남아 있었다.

 

제작진도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출연자는 물론 촬영 이후의 관리까지 계약상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밝히며, 시청자들에게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동안 사랑받아온 프로그램에 대한 실망과 분노, 그리고 제작진의 신속한 재편집 조치에 대한 논란이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출연자 선정 기준의 근본적 변화, 방송사의 사회적 가치와 책임 논쟁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나는 솔로’는 늘 상상하지 못한 스토리와 진심을 품고 시청자 곁을 지켜왔다. 그러나 견고한 방송과 신뢰의 울타리 속에서도 순간의 선택과 예기치 못한 사건은 결국 거센 회오리를 불러왔다. 박씨의 구속이 남긴 상처 위에는 이제 다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들의 약속과 시청자의 숙연한 기대가 동시에 겹쳐진다. 한 순간의 삭제된 장면,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변화의 길목에서 프로그램은 어떤 진심을 보여줄 것인지 지역과 세대를 넘어 묵직한 물음표로 남게 됐다.

 

개성 넘치는 참가자들과 설렘을 나눠온 ‘나는 솔로’ 25기의 여운은 26일 오후 10시에 재편집된 119회 방송으로 또 한 번의 전환점에 설 전망이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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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솔로#박씨#나는솔로그후사랑은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