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로 교통체계 재편 성과”...울산시, 통행시간 절감→현대차 공장 대비
울산시가 동구와 중·남구를 잇는 주요 간선 축인 아산로의 교통체계를 손질한 뒤 통행 효율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는 염포산터널에서 해안문교차로에 이르는 정체 상습 구간의 신호 운영을 개편한 결과, 출근 시간대 차량 대기 길이가 91% 감소하고 통행시간도 절반가량 줄어들었다고 27일 밝혔다. 도심 간선과 산업벨트를 겸하는 아산로의 병목 현상이 완화되면서, 현대자동차 전기차 공장 본격 가동을 앞둔 지역 산업 물류 동맥에도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울산시에 따르면 아산로는 양방향 기준 하루 8만3천391대가 지나가는 간선 축으로, 오전 7시부터 8시 사이 출근 시간 동안에만 6천258대가 통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염포산터널은 2023년 통행료 무료화 이후 하루 평균 교통량이 2만8천367대에서 3만3천509대로 늘었고, 출퇴근 시간 교통량이 1만1천486대에 이르러 심각한 교통 혼잡이 누적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울산시는 울산경찰청과 협력해 총사업비 19억원을 투입, 올해 7월부터 염포산터널에서 해안문교차로에 이르는 동구에서 중·남구 방향 구간을 대상으로 신호 체계를 전면 재설계해 지난 22일 공사를 마무리했다.

교통체계 개선의 핵심은 직진 우선 신호 전략과 회전 차량 분산에 맞춰졌다. 현대자동차 해안문 앞에 설치돼 있던 기존 좌회전 차선을 폐지하고, 이 구간의 직진 신호 주기를 늘려 염포산터널에서 해안문교차로까지 이어지는 주행 흐름을 최대한 끊기지 않도록 조정했다. 동시에 염포삼거리에서 성내삼거리 구간에 이르는 도로에는 우회전 차로를 추가로 확보해, 좌회전 차로 폐지로 발생할 수 있는 회전 교통 수요를 인근 도로망으로 흡수하도록 설계했다. 시는 이러한 설계가 출근 시간대 병목의 근본 원인이던 특정 교차로 집중 대기를 분산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울산시는 교통전문기관에 의뢰해 공사 이후 시범 운영 기간인 11일부터 19일까지의 교통량을 지난해 6월과 비교해 효과를 검증했다. 분석 결과, 지난해 6월 오전 출근 시간대 이 구간의 차량 대기 길이는 830미터, 평균 통행시간은 9분 54초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신호 운영이 개편된 시범 운영 기간에는 대기 길이가 75미터로 줄어들어 약 91%의 감소를 기록했으며, 통행시간은 5분 10초로 축소돼 4분 44초, 비율로 47.8%의 단축 효과가 확인됐다. 시는 동일 시간대 교통량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통행 시간이 이 수준으로 개선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해석했다.
교통 혼잡 완화는 단순한 체감 편의 차원을 넘어 지역 사회 전반의 비용 구조를 변화시키는 변수로 평가된다. 울산시는 아산로 교통체계 개선으로 연간 약 36억원 규모의 경제적·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는 출퇴근 소요 시간 감소에 따른 노동력 손실비용 축소, 차량 정체 구간 감축에 따른 연료 소비 절감, 불필요한 공회전 감소로 인한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 감소 등의 요소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통경제학 관점에서 볼 때, 시간 가치와 환경 비용을 동시에 줄이는 방향의 도심 교통체계 투자가 갖는 파급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
아산로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자동차 산업 관련 시설과 물류 거점을 연결하는 축이라는 점에서 산업 정책 측면의 함의도 크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아산로 교통체계 개편 사업이 단기 혼잡 해소 효과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전기차 공장 본격 가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생산과 물류의 정시성이 생산성 지표로 직결되는 자동차 산업 특성상, 출퇴근 시간뿐 아니라 주요 부품과 완성차 이동 경로의 병목을 최소화하는 것은 기업 경쟁력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울산시가 국가 산업 단지의 입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교통 인프라를 전략 자산으로 다루기 시작한 셈이다.
울산시는 앞으로도 아산로를 중심으로 한 동부권 도로망을 보다 입체적으로 재편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시는 아산로로 집중되는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방어진순환도로와 염포로 등 주변 도로망 전반의 교통체계 개선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광역 도로망과 산업단지 내부도로, 도심 생활도로를 연계한 다층적 교통 전략이 수립될 경우, 단기간에 체감되는 정체 완화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물류비 절감과 대중교통 효율화라는 구조적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울산시가 이번 아산로 개선 성과를 토대로 데이터 기반의 정밀 교통 관리 체계를 확대 적용할 경우, 자동차 산업 도시로서의 도시 경쟁력도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