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AI 주식 거품 경고”…마이클 버리 투자사, SEC 등록 해제에 시장 충격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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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3일, 미국(USA) 투자업계에선 영화 ‘빅 쇼트’ 실제 주인공 마이클 버리가 이끄는 사이언 자산운용의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투자자문사 등록이 말소된 사실이 전해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자산규모 기준 미달 등이 배경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기술주 대표기업의 주가 거품을 경고해온 버리의 투자 전략 변화로도 해석된다.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사이언 자산운용은 10일부로 공식 등록이 해제됐다. 미국 금융 규정상 운용자산이 1억 달러 이상인 자문사는 SEC에 등록해야 한다. 반면 1억 달러 미만이면 등록 의무가 없는데, 사이언 자산운용은 지난 3월 말 기준 1억5,500만 달러를 운용 중이었다. 이번 조치로 최근 자산이 1억 달러 아래로 감소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부에선 대형 손실로 운용규모가 신고기준을 밑돌게 됐다는 관측도 나왔다.

‘빅쇼트’ 마이클 버리 투자사, SEC 등록 해제…운용자산 1억 달러 미만 시사
‘빅쇼트’ 마이클 버리 투자사, SEC 등록 해제…운용자산 1억 달러 미만 시사

사이언 자산운용의 등록 말소는 마이클 버리의 인공지능 테마주 거품 경고와 맞물리며 파장을 키웠다. 버리는 그간 AI가 이끄는 미국 기술주 강세장이 1990년대 닷컴 버블과 유사하다고 지적해왔고, 실제 그는 엔비디아, 팰런티어 등 대표 AI기업 주가의 급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포지션을 대거 보유 중임을 직접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팰런티어 주식에 대해선 2027년 1월 만기, 엔비디아는 2027년 12월 만기의 대량 풋옵션(행사가 각각 50달러, 110달러) 보유 내역을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에서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 등은 내부 자금운용 체계 변경, 외부 투자자 자금 유입 중단, 또는 단순 운용규모 축소 등 여러 이유로 SEC 등록이 해제됐을 것으로 봤다. 버리는 SEC 등록 해제 사유에 대해 별다른 상세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이번 상황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버리의 공격적 베팅과는 달리, 최근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미국 주식시장 강세가 계속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AI 테마 관련 기업을 둘러싼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버리는 지난 2008년 미국(USA)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을 예견하고 공매도에 나서 큰 수익을 거둬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그의 투자 행보는 그간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변동성 신호로 받아들여져 왔다.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 등 주요 매체는 마이클 버리의 SEC 등록 해제와 베팅 현황에 대해 “AI 버블 논란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사이언 자산운용의 대규모 공매도가 실제 시장 충격을 가져올지, 버리의 예측이 다시 한 번 적중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AI를 둘러싼 시장 과열 논쟁과 함께 기술주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SEC 등록 해제 이후 버리의 투자 행방에도 이목을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발표의 실질적 이행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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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버리#사이언자산운용#s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