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스프레이·세포배양 백신 도입”…SK바이오·아스트라제네카, 감염병 대응 강화
비강스프레이·세포배양 등 신기술 기반 백신이 호흡기 감염병 대응의 새 흐름을 이끌고 있다. 코로나19의 여름철 환자수가 다시 늘고, 휴가철 인파 이동과 에어컨 사용 증가 등으로 각종 감염병 확산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출시를 앞둔 다양한 백신에 업계와 의료계가 주목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비강 스프레이형 인플루엔자 백신, 세포 배양 방식의 독감 백신,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백신 등 맞춤형 예방접종 옵션이 본격 확대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7월 셋째주 기준 123명으로, 질병관리청 집계에서 3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연 ‘2025 스카이 비전 심포지엄’ 등 의료진 행사에선 독감·RSV 등 감염병이 앞으로도 지속 유행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백신 포트폴리오 확장을 강조하는 논의가 잇따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비강 스프레이 방식의 살아있는 약독화 인플루엔자 생백신 ‘플루미스트인트라나잘스프레이(플루미스트)’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올해 4월 국내 허가를 받은 플루미스트는 주사를 맞지 않고 비강에 뿌려 접종한다. 특히 소아에서는 주사 통증 부담이 없어 수용성이 높고, 증상 전에도 바이러스 배출이 가능한 특성을 보완해 집단 확산을 줄일 수 있는 점이 부각된다. 올해 하반기 국내 공급이 예정돼 있다.
고령층 RSV백신 공급도 본격화됐다. 한국GSK는 지난달부터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자사 RSV백신 ‘아렉스비’ 접종을 시작했다. RSV는 인플루엔자급 전파력을 가진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고령층·만성질환자 감염 시 폐렴 등 중증 합병증 위험이 높다. 아직 특화된 치료제가 없는 가운데, 백신 선제 접종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내년 국내 도입이 예고된 CLS 시퀴러스코리아의 세포 배양 백신 ‘플루셀박스쿼드프리필드시린지(플루셀박스)’ 역시 주목된다. 계란 배양 방식에 비해 항원 구조 변이 가능성을 차단하고, 면역반응의 왜곡을 줄여 더 높은 예방률을 기대할 수 있다. 미국·유럽 주요국에서 세포 배양 백신 승인이 확대돼온 가운데, 국내 독감 접종 시장에서도 계란 알레르기 우려 환자나 효과 개선 필요성이 높은 수요자 중심으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업들은 플루미스트·플루셀박스 등 차세대 백신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 공략을 가속 중이다.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 이미 비강 스프레이 백신과 RSV백신 상용화 경험이 쌓인 가운데,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단계별 허가, 국가예방접종사업 편입 논의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뿐 아니라 향후 2~3년 내 호흡기 감염병 유행 패턴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비강 스프레이, 세포 배양 등 신규 백신 상용화가 대규모 감염병 예방에 유효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백신 생산·유통의 시장 확대 가능성을 주시하면서도, 접종 후 모니터링, 장기 데이터 구축, 정책적 지원 등 뒷받침이 요구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술과 정책 간 균형이 호흡기 감염병 대응의 새로운 성장 조건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