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로또 1등은 누구?”…복권 수치에 담긴 일상 속 ‘작은 꿈’
매주 토요일 저녁, 로또 추첨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숫자 여섯 개를 고르며 상상하는 것들은 그야말로 평범한 일상의 작은 위안이다. “아무리 바빠도 추첨은 꼭 챙긴다”는 직장인 박진수(42) 씨처럼, 주말 저녁만 되면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조금의 설렘을 품는다.
이번 제1198회 로또 추첨번호는 26, 30, 33, 38, 39, 41. 보너스 번호는 21이었다. 이제는 번호 고르기가 하나의 의식이 된 듯 익숙하다. 당첨금 지급 기한이나 시간마저 매뉴얼처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만큼, 로또는 완전히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았다.

그런 변화는 숫자에서도 보인다. 무려 1198회까지 누적 1등 당첨자만 9,972명. 2등과 3등까지 합치면 230만 명이 넘게 당첨의 순간을 경험했다. 지금까지 판매된 복권 금액은 84조 원이 넘고, 지급된 총 당첨금만도 42조 원에 달한다. 1등 최다 추첨번호는 34번(204회), 12번(203회), 27번·33번(202회)이 꼽혔다.
복권 판매점 풍경도 현상이다. “토요일엔 아침부터 진동벨이 울린다”는 복권점 주인의 고백이나, 인터넷에 줄이어 올라오는 인증 사진들에서 이 작은 꿈이 얼마나 일상적 욕망이 되었는지 확인된다.
한 트렌드 분석가는 “로또의 본질은 획득의 기쁨이 아니라, 가능성을 상상하는 데 있다”는 통찰을 내놨다. 번호를 적어가는 시간, 결과를 기다리는 순간이야말로 현실에서 품을 수 있는 소박한 희망이라 느끼는 것이다. 커뮤니티 댓글에는 “또 꽝이지만, 한 주는 즐거웠다” “이번에도 내 번호엔 의미를 부여해본다”처럼, 기대와 아쉬움 사이의 감정들이 넘실댄다.
사실 로또 번호는 매번 바뀌고, 확률은 차갑다. 그러나 매주 이어지는 참여 속에는 ‘혹시 나도 변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놓여 있다. 삶에 정해진 답이 없는 만큼, 작은 선택과 기다림이 매주 반복된다.
이 작은 상상과 희망들이 사소해 보여도, 우리의 일상은 그 안에서 또다시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가고 있다. 로또 추첨은 단순한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누구나 꿈을 품을 수 있게 하는 우리 시대의 ‘기분 좋은 루틴’일지 모른다.
